“色, 세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연금술사”
색 고유 파장 에너지 활용…부가가치 높아
컬러 진단·이미지 메이킹…취업 자신감도

몇 해전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컬러식탁의 혁명-파프리카’라는 주제로 빨강, 노랑, 초록 등 파프리카의 색에 따라 성분 및 효과가 다르다는 내용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색에 따라 기대하는 효과가 다르다는 것, 이것이 바로 컬러테라피(chromotherapy)의 기본속성이다. IT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대인들에게 색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 최근 들어서는 컬러 진단, 컬러이미지 메이킹 등 생활과 접목된 다양한 컬러테라피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컬러테라피(chromotherapy)란?
컬러테라피는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강렬한 태양을 에너지의 근원으로 숭배했기 때문에 붉은색을 질병치료에 이용했다. 또 중국에서는 초록(나무), 빨강(불), 노랑(흙), 하양(금), 파랑(물)을 오행이라 하여 ‘나무는 불을 만들고, 불은 흙을 만들며, 흙은 금을 만들고, 금은 물을 만들며, 물은 다시 나무를 만든다’는 연속과 조화로써 자연의 섭리를 이해했다. 중국인들은 오행의 색은 감정, 음식, 신체기관, 시간 등과 연관되기 때문에 건강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믿었다.
컬러테라피는 색이 가진 고유한 파장과 진동수에 따라 병을 치유하는 치료요법으로 크로모서로피라고도 불린다. 크로모서로피는 색이 사람과 동식물에게 하나의 에너지 형태로 작용하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과거의 ‘컬러’분야의 연구는 색이 갖는 의미와 소비자가 원하는 패턴, 색상에 대한 조화의 연구가 중심이었다. 그러다가 테라피라는 분야가 생기면서 컬러와 테라피가 결합돼 21세기에 와서는 장소와 환경에 색이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컬러테라피

파란색을 이용한 실내 인테리어

색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감각과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색채의 특징 때문에 컬러테라피는 심리치료 분야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 예로, 1980년대 교도소 내 폭력으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에서 당시 회색이었던 교도소 벽의 색깔을 분홍색으로 바꾸자, 놀랍게도 교도소 내 폭력사건이 눈에 띠게 줄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분홍색은 자궁 내부의 색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끓여 집안 곳곳에 뿌려 악귀를 쫓았다. 이를 통해 팥의 붉은 색이 악귀를 쫓는다는 믿음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공부방에 집중력을 높여주는 초록색을 사용하고, 식욕을 높여주는 빨강색은 부엌에 사용하는 등 편안함, 따뜻함, 차가움, 에너지, 식욕 등을 느끼게 하는 색의 파장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 색채를 활용한 심리치료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성형외과에서도 흉터나 반영구화장 등 컬러테라피를 활용하고 있다. 

▲컬러테라피, 취업준비에도 도움

심리치료에도 사용되는 클림트의 '키스'

취업 준비생들은 좁은 취업문을 열기 위해 컬러테라피를 이용하기도 한다. 컬러테라피는 취업준비 과정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 중 개인이 가지고 태어난 피부색, 눈동자 색, 머리카락 색 등을 분석해 가장 어울리는 색을 찾아주는 ‘컬러 진단’이 있다. 컬러 진단은 개성을 돋보이게 해 주는 자신만의 색을 찾아주기 때문에 준비생들에게 본인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줘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효과적인 취업준비를 위해 관련 회사에서 실시한 컬러진단을 받은 김연정(25·서울)씨는 “몰랐던 나의 색을 찾아 기쁘고 남들보다 완벽한 나만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준비생들은 이러한 컬러진단을 통해 옷, 표정, 화장 등 컬러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해 면접 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기회를 넓힐 수도 있다. 


▲세상의 중심엔 색이 있다
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에서도 컬러테라피 관련 전문 숍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관련 직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컬러에 관련된 대표적 직업으로는 컬러리스트, 퍼스널컬러컨설턴트, 색채치료사, 컬러이미지 메이킹 강사 등이 있다. 컬러리스트는 현재 컬러테라피 직업군 중 가장 전문화 돼 있는 직업으로 컬러관련 상품을 기획하는 전문 직업이다. 퍼스널 컬러컨설턴트는 개인에게 맞는 색을 찾아주는 직업으로 앞으로 개인 컨설팅 분야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컬러클리닉 전문가는 색을 통해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한다. 우리학교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에서는 오는 5월부터 여성부에서 지원하는 컬러리스트 양성 과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컬러테라피 분야는 하나의 트렌드로 연구되고 있으며,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홍정표(예술·산업디자인)교수는 “모든 방법이 평준화되고 일반화 될수록 세부적 요소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색은 적은 투자로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컬러테라피에 대한 개념과 쓰임이 대중화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요즘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자신만의 색을 찾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내게 맞는 색을 찾아 자신을 새롭게 꾸며 보는 건 어떨까. 내가 알지 못한 ‘나’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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