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U 사업 진행하는 이문호 교수

정년을 앞둔 한 교수가 화이트칼라의 상징인 정장과 구두를 벗고 티셔츠에 운동화 차림으로 캠퍼스를 누빈다. 많은 양의 연구를 소화하기 위해 구두보다는 활동이 편한 운동화를 신는다는 이문호(공대·전자공학) 교수, 그는 전북대 대표 과학자이다.
지난 4월부터 과학기술부가 시행하고 있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육성(WCU) 사업에 선정된 이 교수는 차세대이동통신 설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13년까지 5년 간 약 25억 원의 연구비가 투자되는 이 사업의 연구팀은 지난 6개월 간 국내외 논문 17편, 책 2권 및 미국특허 2건, 한국특허 1건을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매주 수요일 연구성과를 점검하고 토론하는 세미나를 열어온 그는 장시간 토론에 굳어있는 연구원들과 외국인 교수들에게 빵을 건네고 긴장을 풀어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매주 세미나에서 빵을 먹어 ‘빵 세미나’라고 불린다”며 “향후 5년 간 계속 빵을 나눠줘 세미나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MBC방송국 기술팀에 근무하던 그는 80년도 후학양성과 학문을 이어가고자 모교인 전북대에 부임한 후 학생들로부터 ‘괴짜 교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교수가 수강 취소나 휴강에 대해 엄격하고 가끔은 학생들에게 꿀밤을 주는 등 가깝고 친근한 소통을 통해 정을 쌓는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붙여진 애칭이다.
학생들에 대한 깊은 애정에 못지 않게 지식에 대한 욕구는 그를 국내 이동통신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만들었다. 또한 이 교수는 지난 13일 국제IEEE CEI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받고, 지난 1월 이달의 과학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폭넓게 응용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 교수. 매일 새벽 4시 건지산을 등반하며 시작하는 남다른 출근길, 그 시간마저도 논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는 그에게서 뜨거운 ‘젊음의 열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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