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추방하고, 보다 남녀가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정된 기념일이 3월 8일을 시작으로 7월 여성주간, 11월 여성폭력 추방주간 등 세 차례 정도 있습니다. 그중 11월에 있는 세계여성폭력 추방주간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로 1981년 도미니카 공화국의 세 자매가 독재에 항거하다 살해당한 억울함을 위로하고 그녀들의 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이 함께 하는 모임을 발단으로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로 제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기념주간입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과 더불어 세계여성폭력 추방주간에는 전 세계 여성들이 이 주간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벌여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세 가지의 기념 주간 외에도 최근 전주지역엔 V-Day라는 이름의 새로운 활동이 생겨났습니다.

V-Day는 극작가인 Eve Ensler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연극 제작을 통해 전 세계적 호응을 받게 되면서 거기에 영감을 받아 1998년도에 시작되어 현재 국제적인 운동으로 변화 발전되어 온 것입니다. 실제 한국에서도 이 버자이너 모놀로그 연극은 여러 지역에서 무대에 올려진 연극이고,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받은 연극이기도 합니다. 연극을 통해 기금을 모금하고, 교육을 통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끝내자는 전 세계적 운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전주에 온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 지역사회의 성 평등 문화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연극 활동이기에 더욱 특별하고 새롭습니다. 비록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살고 있는 이곳 전주에 성 평등 문화를 더욱 확장해내고자 연극 연습을 하고 티켓을 팔며, 하나하나를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V-Day는 타 연극과는 전혀 다른 그 자체로 살아있는 우리를 위한 퍼포먼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는 지난 4월, 처음으로 총 두 차례의 연극을 통해 3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연극을 관람하고, 그 얻어진 수익을 지역 여성인권운동 단체에 후원하여 성 평등의 씨앗을 뿌리는 데 큰 몫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2010년 2월 또 다시 V-Day의 힘찬 V를 날리기 위해 한어와 영어 혼합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연극을 준비중입니다. 아직은 낯설 수 있지만, V-Day 활동에 한국의 젊은 대학생들이 함께 한다면 그 의미는 무엇보다 더욱 새로워질 것입니다. 연극을 통해 여성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V-Day의 V는 있는 그대로 승리일 것입니다. V-Day, 젊은 당신들이 꼭 기억해야 할 날입니다.

노현정┃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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