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Hybrid시대라고 한다. 하이브리드(Hybrid)는 원래 사전적 의미로 혼성(Heterogeneity), 잡종, 혼혈아(Crossbreeding)란 뜻이다.

한 가지 석유 연료 대신 수소연료, 배터리연료 등을 함께 이용하는 자동차를 ‘하이브리드 자동차’라 부르면서부터 보편화된 말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사회’란 언어가 등장하고 동질적(Homogeneous)이 아닌 이질적(Heterogeneous)인 모든 것들에 하이브리드란 말을 앞에 붙여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화학에서의 하이브리드 궤도란 용어에서 비롯된 말로, 본래 각각의 원자들이 고유로 가지고 있는 원자궤도(Atomic orbital)를 상대원자의 원자 궤도와 섞어 자신들의 궤도를 부수고 새로운 형의 궤도를 만들어 분자를 형성하는데, 이 때 만들어진 궤도가 하이브리드 궤도(Hybrid orbital)이다.

하이브리드는 인브리딩(inbreeding)과 반대되는 의미인 크로스브리딩(crossbreeding)을 뜻한다.

어느 한 집단 속에 동질성의 인재들이 모여 있으면, 발전적이고 창조적인 생산품은 제한적인 수(數) 밖에 얻어지지 않는다.

현대사회는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요구하는 사회다. 또한 다민족문화시대, 블루오션(Blue Ocean)시대, 글로벌표준화(Global standard)시대이기도 하다.

학과를 구성하는 교수나 학생들의 구성을 보다 다양화하여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국제표준화규격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학과가 ‘하이브리드 학과’이다.

이런 유형의 학과가 전북대학교에서 국 내외적으로 맨 처음 탄생했고 발전돼왔다. ‘하이브리드 학과’란 언어는 전북대학교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말이다. 전북대학교에서 태동한 후 15년이 지난 지금 교육과학부에서 2008년에 내놓은 5천억 원의 프로젝트인 ‘WCU(World Class University)’사업에서는 인문학+자연과학, 공학+예술, BIN융합, 사회과학+자연과학 등으로 학문분야가 섞여 있는 대학원 학과를 만들도록 강조하고 있다. 이는 우리대학에서 15년 전에 태동한 ‘하이브리드 학과’와 그 맥을 같이한다. 단지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융합학과’란 말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하이브리드 학과’와 다른 점이다. ‘융합’은 다양한 구성원들(atomic orbitals)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자신의 orbital(자신의 정체성)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결합을 의미한다면, ‘하이브리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창조적인 결과를 얻은 후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또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결합을 의미한다. 그래서 융합(Fusion)이란 말보다는 ‘하이브리드’란 말이 WCU프로젝트의 근본 목적에 더 부합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전북대학교는 2020년에 세계 100대 대학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목표가 광고판에서만 되풀이하는 선언적 의미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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