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앨 고어| 김명남 역| 좋은생각| 2006


나는 자연을, 적어도 나와 같은 또래 중에서는, 누구보다도 사랑한다고 자신해왔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줄곧 환경공학과를 고집해왔다. 무작정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꼭 환경공학과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결국 원하던 환경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정작 전공 수업은 내가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내용과는 사뭇 달라 후회하던 찰나에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접하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불편한 진실은 정치가인 앨 고어의 사적인 이야기와 급격한 환경변화를 직접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겪었던 사실들로 역은 내용이다. 마치 앨 고어의 슬라이드 강연을 듣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고 책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진들은 매우 적나라해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와 죽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임무를 다시 얻은 느낌이었다. 또한 이 책은 그동안 무기력해져 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책을 읽은 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는 북극곰 이야기였다. 북극곰이 한 부빙에서 다른 부빙으로 건너가기 위해 훨씬 먼 거리를 헤엄쳐 가는 도중 당하는 익사사고에 관한 이야기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데에 원인제공을 전혀 하지 않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희생양이 되다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나는 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 얼음 때문에 바닷물이 다시 차가워지는 줄 알았는데 빙하 위에 녹아있는 물로 인해 빙하가 녹는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높아진 해수면으로 인한 가상의 ꡐ잠긴 대륙ꡑ의 모습을 보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불안한 미래를 상상하게 됐다.
영국 과학기술보좌관인 데이비드 킹 경의 말대로 앞으로 우리는 세계지도를 완전히 다시 그려야 할 것이고, 그 새로운 지도 속에서 대한민국도 다시 그려질 것이다.
그는 지구의 종말시간을 12시로 가정한다면 현재시각은 11시 55분이라고 말한다. 앨 고어는 남은 5분 동안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일회용품 사용 및 전기코드 사용 등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던 방법들에 대해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줬다. 빨래는 빨래 줄에 널어 말리는 것, 목욕 대신 샤워하기, 복합형 기기 사용하기, 비행기 적게 타기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환경개선을 향한 사소한 첫발이 너무나 많았다.
그동안 나는 말과 행동이 반대인 삶을 살았고 의지만 앞섰지 행동은 지구 파괴범이었다. 사람들은 지구가 위험하다는 사실은 분명 알고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ꡐ불편한 진실ꡑ 이어서 외면해왔다. 나부터라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다보면 그 첫 발걸음이 나비효과가 되어 ꡐ불편한 진실ꡑ 이 가까운 미래에 ꡐ과거의 불편한 진실ꡑ이 되길 희망해 본다. 우리 모두가 서서히 가열되고 있는 비커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강한빛┃ 환경공학․07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