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태양신 중심 국가 형성
숭배에서 공상과학까지…매혹의 대상

옛날에는 가뭄이 지속되면 하늘의 노여움을 산 임금의 책임이었고, 장마도 모두 하늘의 뜻이었다. 즉 모든 자연 현상이 하늘의 뜻이라 여기던 당시, 천문학은 경외의 대상으로 사람들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는 초기 문명의 신화, 전설 등으로 탄생했다.  
천문학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하지 못한 고대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수백 년 동안 하늘을 지켜보며 그 움직임을 통해 규칙을 찾아냈고 예측을 하게 됐다. 태양과 달, 별이 고정된 길로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된 당시 사람들은 이를 종교적 믿음에서부터 달력의 개념과 불가사의한 거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고대인들이 만들거나 생각한 거의 모든 것에 반영됐다.
특히 태양신을 가장 숭배한 고대 이집트는 이집트인의 사회와 종교 자체가 태양 숭배를 중심으로 조직됐으며, 하루의 시간에 따라 각각 태양을 대표하는 여러 신을 섬겼다. 4000여 년 전에 이집트인은 매일 신성한 배가 태양신 ‘라’를 태우고 하늘을 가로질러 간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라’가 탄 배가 매일 아침 동쪽에 떠올라 저녁에 서쪽으로 지는지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신화를 만들었다.

◇이집트의 태양신 '라'

이후 이집트 문명이 더 복잡하게 발달해감에 따라 그들은 파라오가 ‘라’의 후손 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세월이 더 흐르자, 파라오는 피라미드라는 거대한 무덤을 짓게 했는데 이것은 단순히 파라오를 위한 안식처이자 애도의 장소가 아니라 하늘나라 여행을 시작하는 출발점이었다. 예를 들면 피라미드의 네 빗면은 비스듬히 비치는 햇살을 나타내는데 이는 파라오의 영혼이 그것을 타고 올라가 하늘의 다른 신들과 합류한다고 믿었다. 즉 피라미드는 천문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던 이집트인의 우주관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집트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피라미드'


그밖에도 지구라트, 스톤헨지, 마야의 사원, 고대 중국의 황제 묘 등이 천문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설계돼 있다. 이런 건축물에 대해서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이 남아있지만, 옛 사람들은 세상 저 바깥에 무엇이 있으며, 이 세상의 삶이 끝난 다음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불행히도 하늘에 대한 매력은 종종 비극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길흉화복의 원인을 하늘 탓으로 돌렸던 옛 사람들처럼 오늘날에도 이런 상상이 비극적인 결과를 빚어내곤 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1997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천국의 문 신도들이 자신들은 외계인이며 언젠가는 인간의 허물을 버려야 한다는 교주의 말을 믿고서 벌인 비극을 들 수 있다. 그해에 몇 달 동안 밤하늘에서 볼 수 있었던 헤일-봅(Hale-Bopp) 혜성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교주가 혜성의 꼬리에 그들을 데려갈 외계인이 숨어 있다고 말하자 그 말을 믿은 신도 39명이 집단 자살을 감행해 사이비 과학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천문학은 미지의 대상으로 사회를 이끌어 가기도 하며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하기도 했다. 점차 과학이 발달해 온 현재까지도 저 너머의 세계에 대한 매혹은 공상과학 등으로 표출되곤 한다. <스타워즈>부터 <우주전쟁>, <에이리언>까지 우리는 상상 속에서 천상에는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정미진 기자
jmj@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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