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 영어능력 검증 없이 영어강좌 개설

지난 2007년 0.5%였던 영어강의 비율이 올해 8%로 급상승했지만, 미흡한 관리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매년 영어강의가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학평가 시 외국인교수 및 외국어강좌개설 수가 평가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어강좌개설은 학생들의 영어실력향상에 집중하기보다는 보여주기 식이나 숫자 늘이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학기 우리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어강좌는 전공 145강좌, 교양·교직 85강좌 등 총 236개로 지난해 2학기에 비해 1.5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영어강의 진행 미흡 및 관리 부실로 효율적인 영어강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어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수 및 강사의 영어실력이 제대로 검증 된 것인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 A씨는 “교수님의 발음이 부정확해 강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며 “수업진행도 PPT나 교재를 읽고 넘어가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영어강좌 개설이 별도의 영어실력테스트 없이 교수 개인의 요청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부에서는 외국생활 및 학위로 충분히 실력검증이 가능하며, 교수도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수 및 강사의 영어실력을 심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수-학생 간 피드백을 위해 본부에서는 외국어 강의에 한에 학기 8주차에 중간평가 설문을 실시한다. 중간평가는 수업진행 중 영어사용의 비율, 영어실력향상 정도에 관한 4문항으로 구성되며, 이 결과를 토대로 영어 사용비율을 50%이상부터 90%이상까지 5단계로 나눠 강의료가 차등지급 된다. 문제는 영어사용 50%미만인 강의에는 특별한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설문지 평가항목에 교수의 발음을 비롯한 영어수업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이 누락돼 있다.
강좌 개설 방식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영어청취능력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수업의 난이도가 결정되는 것도 수업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공대 B씨는 “전필이라 어쩔 수 없이 수업을 수강했는데 예상보다 어휘수준이 높아 수업시간에는 멍하니 앉아 시간을 채운다”고 말했다. 영어강의을 진행하는 정항근(공대·전자) 교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영어청취능력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든다면 원서를 이용해 수업하는 경우가 많은 이공계 강의에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00 00부처장은 “앞으로 전필의 경우 한국어와 영어수업의 분반을 따로 개설해 자신의 실력에 맞는 강좌를 수강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본부에서는 오는 2010년부터 일정 토익점수를 학칙으로 규정해 졸업자격인정제를 실시할 계획이며,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실용영어는 수준별 분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비효율적인 공간사용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영어강의의 경우, 사회대의 대형 강의실에서는 8명이 수업을 받고 있는 등 폐강인원 제한이 5명으로 일반강의에 비해 낮게 적용되면서 소수가 수업하는 강좌가 많다. 이 문제의 대안으로 본부에서는 강의실을 본부에서 직접 관리하는‘공간비용 채산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교수 학습개발센터 김대명 씨는 “영어강의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영어강의 영상 촬영분석 및 일대일 피드백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영어수업 책자 <Classroom English>를 발간해 이번 주부터 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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