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학도 유명인 김보배 씨


정신과 의사 꿈 위해 매일 학도 출근
마음의 여유로 성적·건강 모두 잡아

숨소리조차 크게 들리는 학습도서관 301호. 자신의 꿈을 위해 책과 마주앉은 많은 사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마치 푸들을 연상시키는 파마머리를 하고서 매일 도서관을 찾아 ‘학도 뽀글이’라 불리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는 김보배(동물생명공학·08) 씨. 그녀에게는 정신과 의사가 되기 위해 301호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 제일 길다.
보배 씨가 학도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건 그녀만의 남다른 공부방법이 한 몫을 했다. “잠이 부족하다보니 이를 견디기 위해 서서 공부를 하게 됐다”며 꽤 오래된 자신의 공부비법(?)을 전했다. 고등학생 때 잠에 취해 견디기 힘들었던 보배 씨는 선생님께 허락을 맡고 교실 뒤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학교에 유행처럼 퍼져 나중엔 전교생이 사물함 위에 책을 두고 공부했을 정도라고.
매일 밤 운동복을 갖춰 입고 생활관에서 줄넘기를 천 번 넘었다는 그녀는 최대한 단시간에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으로 줄넘기가 제격이라 생각했단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쳐다봐서 부담스러웠지만 나중엔 신경 쓰이지 않았다는 보배 씨는 “데이트하는 커플 앞에서는 일부러 세게 뛰기도 했어요”라며 장난 섞인 농담도 한다.
항상 열심히 공부하는 덕에 교수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서서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레 교수님들의 관심이 이어진 것 같다”며 지난해 체육대회 때 겪은 ‘막걸리 사건’을 풀어놓는다. 흥에 겨워 막걸리 한 병 반을 마신 보배 씨는 얼굴이 빨개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멀쩡해 수업을 감행했단다. 하지만 뒤늦게 취기가 올랐고 서서 수업을 듣던 그녀가 앞으로 쓰러져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보통 학생이면 큰 꾸중을 듣고도 남을 대형사고지만, 그녀의 평소 열정을 아는 교수님의 이해 덕분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고.
요즘은 보배 씨에게 또 다른 공부방법이 생겼다. 겨울방학 때 만난 영어 강사에게서 들은 “절제가 있다면 그것은 즐기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깨달음을 얻고 잠을 늘린 것이다. 공부시간이 줄었는데도 여유를 갖고 하다보니 생활도 편해지고 성적도 떨어지지 않아 하루하루가 즐거운 그녀.
이제 신문을 통해 사람들이 본인의 이름을 알게 됐으니 “학도 말고 중도에 가야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보배 씨. 머지않아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중도 뽀글이’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것 같다.
고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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