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글쓰기한마당 우승한 굴바르친 씨

“아지벡코바 굴바르친!”
사회자의 으뜸상 호명이 이뤄진 순간, 대회에 참여한 모든 외국인은 그녀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아지벡코바 굴바르친(진안군 부귀면·33) 씨는 지난 9일 563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학교에서 도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개최한 외국인글쓰기한마당에서 최고상인 으뜸상을 수상한 우리말의 ‘달인’이다.
이번 글쓰기 한마당은 ‘한국어공부의 즐거움’을 주제로 열렸다.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추천으로 대회에 참가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준비가 부족했다는 그녀. 본인만의 한국어공부 비법과 학습과정 중 어려웠던 점, 아쉬운 점을 맛깔나게 써내고도 대학생과의 대결에 자신이 없어 1등은 상상도 못 했단다. 아지벡코바 씨는 “도움을 주신 분들께 밥을 대접하고 싶다”며 수상소감에서도 몸에 밴 한국인의 정을 전했다.
지난 2000년 남편과의 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둥지를 틀게 된 굴바르친 씨의 고향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키르키즈스탄이다. 고향에서 그녀는 고등학교 신문사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책벌레로 불릴 정도로 독서를 즐겨하는 등 글쓰기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당시 국어선생님은 굴바르친 씨에게 “유명한 작가가 될 거라 확신한다”며 응원도 해주었다고.
그녀는 이미 우리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주최한 스피치대회와 KT에서 전국 외국인 다문화가정 여성을 대상으로 주최한 글쓰기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독학’으로 얻은 결과라는 점이다. 아지벡코바 씨는 “공부를 시작한지 1년 후에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며 “언어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아간다는 생각에 힘든 공부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굴바르친 씨는 지난 7월부터 진안군 보건소에 취직해 통역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여성을 위해 산부인과와 예방 접종실에서 영어를 번역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또한 요즘은 한자공부도 시작해 그녀의 시간표는 일하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이 대부분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바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굴바르친 씨. 훗날 어느 서점에서 그녀의 이름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또 그녀의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쓰여있을까 기대를 갖게 한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