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측 “학과 통합으로 인증 유보 불가피”
학점은 낮고 인증도 못 따…일부 학생 피해
공학인증, 과목 획일적·동기 유발 등 문제

지난 7월 우리학교는 2010년부터 공대 유사 학과(부)를 통합하는 대학 모집단위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건축공학과가 건축학과와의 통합을 이유로 지금껏 준비해왔던 공학교육인증을 유보하면서 인증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받아 왔던 소속 학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건축공학과가 공학교육인증을 유보한 원인으로는 공학교육인증원이 정해준 일부 획일적 커리큘럼과 휴·복학으로 인한 학생들의 인증 포기 문제를 들 수 있다. 공학교육인증 준비를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소속 1∼3학년 학생들은 학과의 인증 커리큘럼에 맞춰 수업을 들어왔다. 이를 위해 학과 특성상 직접적으로 필요치 않은 MSC(수학·물리·화학) 과목 등을 필수적으로 수강해야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학과 학생이 학년 당 30명으로 적을뿐더러, 그마저도 휴·복학하는 학생들과 공학인증을 포기하는 학생까지 발생해 이수하는 학생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1·2학년은 모든 학생들이 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지만, 공학교육인증을 처음 실시한 3학년 학생들 중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은 3명에 그쳤다. 다시 말해 타 학과는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의 이수 비율이 80%가 넘는데 비해 건축공학과는 10%만이 참여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인증을 받기 위해 3년 간 공학교육인증 커리큘럼을 이수한 일부 학생들은 현재는 학과 통합으로 인증이 유보돼 결국 타의로 공학교육인증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됐다. 학과 측은 내년부터 통합 학과에 맞는 교과과정을 설립해 공학교육인증을 새로 준비한다고 밝혔다.

한편, 건축공학과의 공학교육인증 유보는 공학교육인증 운영상 드러난 문제점에 기인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학교육인증원이 제시하는 커리큘럼에는 공학인증을 획득키 위해 반드시 설강해야 하는 공통과목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획일적인 공통과목이 특정 학과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공학교육인증을 준비하는 학과(부) 학생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건축공학과 B씨는 “공학교육인증 커리큘럼에 속한 C언어·화학 등 우리학과 특성과는 맞지 않는 과목들을 이수해야만 한다”며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는 커리큘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공학교육인증 획득이 몇몇 해외기업과 삼성기업 취업 시 가산점으로 적용될 뿐, 그 외 기업 채용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도 학생들로부터 동기 유발이 어려운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년에 다시 공학교육인증을 실시한다 해도 학생들의 참여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정대업(공대·건축공학) 교수는 “차후 다수의 대기업들이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에 가산점을 주게 될 것을 대비해 많은 대학의 건축공학과들이 대세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고 있다”며 “실제로 많은 건축공학과가 획일적인 공학인증교육 문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건축공학과의 공학교육인증 유보로 소속 학생들은 낮은 학점과 공학교육인증 불발로 큰 상심에 휩싸여 있다. 또한 학과와 학생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되지 않아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학과와 학생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인증 유보로 피해를 본 학생들을 추스르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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