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과 윤동주가 저를 키웠죠”
꽃·나무 대화 통해 시상 떠올려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를 제일 좋아합니다.”

존경하는 시인이 누구냐고 묻자 연변 특유의 말투로 답한 전은주(조선어문학·06) 씨.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문학세계를 똑소리 나게 설명했다. 대학생 특유의 젊은 열정으로 가득 찬 그는 최고의 시인이 되기 위해 한 계단 한 계단 착실히 길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전은주 씨

은주 씨는 지난해 시인으로 등단한 연변의 촉망받는 대학생 시인이다. 시인 등단 후 몇 개의 시를 더 발표했지만 현재는 슬럼프에 빠졌다면서도 “한국에서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처럼 두만강을 소재로 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소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꽃과 나무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를 통해 시를 써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그는 “이런 사물이나 자연과의 대화가 감성을 충만하게 해줘 시 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런 습관 때문인지 길을 걷던 중 시상이 떠오를 때가 많아 길거리에서 시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이렇게 은주 씨가 시를 쓰기까지는 주위 환경의 영향이 컸다. 집이 두만강 근처라 민족의식도 남달랐으며, 윤동주 시인의 모교인 용정중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많아 저항 시도 많이 접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은주 씨는 지난 2007년 평화백일장에서 민족정신을 잊고 향락에 빠진 사람들을 비판하는 「도산 안창호님과의 대화」를 써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뒤, 지난 15일 은주 씨의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접할 수 있었다. 광복 63주년 기념일을 맞아 용정 윤동주 생가에서 열린 '윤동주 문학의 밤'  행사 자리에서 그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낭송했다는 것이다.

시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던 은주 씨, 연변 하늘 아래에서 꿈을 꾸고 시를 쓰고 있지만, 그의 시와 노래는 세상 저 깊숙한 곳으로까지 멀리 울려 나가길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