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연변사회가 문학적 토대"
중국-한국을 잇는 징검다리 꿈꿔

자신이 하고 있는 문학을, 자신이 사는 곳의 문학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연변에서 만난 대학원생 김호(현대문학·석사 2년 2학기) 씨는 자신과 연변의 문학을 '민초와 서민의 문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그가 내린 이 정의를 2006년 '윤동주 문학상' 시 분야에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거꾸로 흐르라-두만강!」을 제출,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으로 그 유효함을 증명해 냈다.

김호 씨

연변 도문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북한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두만강을 보며 자랐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봐온 연변사회와 두만강이 지금의 내 문학정신의 토대"라고 밝힌 김 씨는 "사회의 격변으로 연변 농촌에는 늙은이들과 개밖에 남지 않았고, 중국 당국의 정책에 의해 소수민족의 정체성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말하는 연변문학은 중국에서 항일운동과 소수민족의 삶을 살아간 선조의 한과 아픔, 정체성을 잃어 가는 민족사회의 상실감을 표현하는데 집중돼 있다.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 인터넷 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은 김 씨는 자신의 손으로 인터넷 시 문학의 지평을 열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상의 문학 연재는 독자와의 소통 등 연변문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간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서의 문학은 한국문학과의 소통도 열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중국어와 한국어, 중국과 한국의 문화를 동시에 배우는 연변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김 씨는 연변문학의 가장 큰 강점으로 중국과 한국의 문학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인터뷰를 끝내며 "연변의 문학과 나 자신이 중국과 한국, 두 나라의 문학적 징검다리 역할을 해낼 날을 꿈꾼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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