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학평가서 높은 점수…연구 분야 약진
각종 국책사업 유치로 교육․연구 인프라 조성
새만금 국제화캠퍼스 조성해 글로벌 명문 도약


지난해 익산대와의 통합, 로스쿨 유치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전북대는 세계 100대 대학을 목표로 변화와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 2009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국내 15위, 아시아 97위라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지는 등 각종 대학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전북대신문사는 취임 초기부터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서거석 총장을 만나 앞으로 전북대의 비전과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 총장 취임 이후 ‘비전 2020’을 중장기 발전계획으로 삼고 세계 100대 대학을 목표로 쉼 없이 개혁을 실행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 무엇보다 대학 내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와 직원, 학생 모두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화했다는 점이 무척 고무적입니다. 그래서 정적인 대학이 역동적으로 변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외부 손님들도 우리 대학을 방문하면 분위기가 최고 수준의 대학답다고들 합니다.
우선 대학 통합으로 대학 자체의 규모도 커졌고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캠퍼스별 특성화도 힘을 얻고 있죠. 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구성원 모두가 대학 발전을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해준 덕분입니다. 2년 전만 해도 우리 대학은 서울의 주요 대학들을 벤치마킹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우리 대학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올해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아시아 97위, 국내 15위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큰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 그동안 우리 대학은 도세가 약한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저평가 받아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연구 실적이나 교육 환경 등 객관적 자료를 놓고 비교한다면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문 분야에서는 다른 대학들을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경제 규모나 인구 등 여러 가지 여건이 좋은 지역의 대학을 앞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번 평가를 통해 우리 대학은 그런 고정관념을 깬 것이죠. 전국 15위는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을 모두 제친 성적입니다. 이번 평가를 통해 우리 대학이 목표한 세계 100대 대학에 반드시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고 아직도 해나가야 할 일이 많습니다. 나는 우리 대학의 역량이 무한하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앞으로 우리의 역량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듬고,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내는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 이번 아시아 대학평가는 우리 대학의 높은 연구경쟁력을 제대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연구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 취임 후 무엇보다 연구 경쟁력 강화가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판단해 가장 역점을 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취임 후 교수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우선 교수들의 승진 요건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승진하려면 기존보다 2배 내지 2.5배 이상 논문을 써야 합니다. 전국 최초로 정년보장 교수들에게도 일정량의 논문을 쓰게 하는 ‘연구실적하한제도’도 도입했습니다.
대신 좋은 연구자에게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제시했습니다. 대학 본부는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 세계 3대 과학 잡지에 주 저자로 논문을 게재했을 때 연구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3대 저널에 주 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면 승진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하는 등 연구하는 교수가 대우받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일반논문을 쓴 경우에도 전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죠.
학내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면서 몇몇 대학과 학부가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 시작했어요. 공대 고분자·나노공학과는 본부가 제시한 승진 요건보다 4배 이상 강화한 자체 승진 요건을 마련했습니다. 환경생명자원대학 생명공학부,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수의과대학 등도 기준을 스스로 상향조정하는 등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호응이 대단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북대의 연구능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 올해 우리 대학은 대형 국책사업 유치하는 등 교육과 연구의 인프라 역시 크게 향상되고 있는데요.
△ 이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우리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정부도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에는 1유형 등 3개 과제가 선정돼 200억 원을 지원 받습니다. 고분자·나노공학과와 전자정보컴퓨터공학부가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LED산업을 선도할 LED융합기술 지원센터도 유치했습니다. 이곳에는 향후 10년간 1천억 원 이상을 투입, 초절전 조명개발은 물론 LED를 활용한 식물재배법 등을 연구·개발합니다.
또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플루나 AI처럼 사람과 동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치료 방법을 연구하게 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4위 규모의 대형풍동실험센터를 유치하기도 했죠.
여기에 기초․원천기술 분야의 핵심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8개의 국가지정연구실이 있으며, 인문학 분야에서도 전국 최대 규모의 인문한국(HK)사업단과 한국학 자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최종 확정된 세계 5번째 고온플라즈마 응용센터(460억 원)와 광역경제권선도사업(250억 원) 등은 향후 전북대의 연구 역량을 한층 높여줄 수 있을 겁니다.
또 교수들의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 교수에게 대학원생 한 명을 배정해 대학에서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거나 연구기반 조성비를 지급하고 있어요. 강의실의 시청각 기자재를 새로 설치하거나 기존 기자재를 교체하는 등 연구와 교육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우리 대학은 각종 대학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이에 대한 의미와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재편된 대학재정지원사업 선정 결과 유치 금액 면에서 우리 대학은 전국 대학 중 11위를 기록했습니다. 2단계 BK21사업을 비롯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광역경제권선도산업 인재육성사업 등 정부의 주요 대학재정지원 사업 중 4개 사업이 선정, 모두 183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됐어요.
이번 결과는 전국 4년제 201개 대학 가운데 93개 대학이 사업에 선정되지 못했고, 1개 이상 사업에 선정된 대학도 108개 대학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우리 전북대의 높은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한 계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전국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우리 대학이 정부가 선정하는 유수의 국책사업 선정에도 다수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10대 대학의 면모를 확고히 다지고 있습니다.

▲ 대학의 국제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국제화는 국립대라는 한계 때문에 연구 실적이 탁월한 외국인 교수를 초빙하려 해도 보수가 적다고 오지 않는 등 어려움이 많습니다. 최근 많은 학생들을 해외에 파견하고, 또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현재 32개국 202개교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으며, 매년 1천 명 정도를 해외 대학에 파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 학기 동안 자매결연 대학에서 학점도 따고 외국어 공부도 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참여가 매우 높습니다. 또 미국과 프랑스 등 5개국 11개 대학과 국제복수학위제를 체결해 외국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죠.
방학을 이용해 세계의 선진 기술 현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감각을 키우기 위한 세계교육기행과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해외봉사활동도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높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2010년부터는 영어졸업인증제를 실시합니다. 이것은 4년간 기준 학점을 모두 취득해도 일정기준 이상의 영어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졸업이 안 되는 제도입니다. 영어 강의도 매학기 확대해 학생들의 글로벌 감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 취업률을 높이고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한 전북대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 학생들을 잘 가르쳐 좋은 직장을 갖도록 하는 것은 대학에 있어 연구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학생들이 입학하면서부터 진로를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그 역할은 총장 직속 부속기관인 종합인력개발원이 담당합니다.
종합인력개발원은 취업지원 총괄 부서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경력관리를 위해 '평생지도교수제와 큰사람프로젝트 등 정부가 인정한 우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전 과목 상대평가제도를 시행, 공학교육인증․경영학교육인증 등 각종 인증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의 실력배양을 통한 취업률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지난해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취업률 상승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이런 프로그램이 더욱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 흔히 지역 대학이 위기라고 말합니다. 위기의 지역 대학이 어디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 2020년에는 고 3 수험생 수가 대학정원에 비해 24만 명 가량 적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원 5천 명인 대학 약 48개 정도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죠. 때문에 앞으로는 국립대간 또는 사립대간 통합뿐만 아니라 통합 시너지 효과가 큰 국립대와 사립대간 통합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어요. 대신 정부는 이런 대학에 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해요.
다른 한편으로 지역 대학의 경쟁력 제고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닙니다. 지역 대학이 허약해지면 그 지역도 허약해지고, 국가도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지역 대학을 키우는 것은 곧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입니다. 위기의 대학이 활로를 찾으려면 실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본부는 물론 학생들도 더욱 분발해야 합니다.

▲ 최근 전북대는 캠퍼스 담장을 허물고 녹지공간을 조성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아트 캠퍼스 조성은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 예정입니까.
△ 우리 전북대는 쾌적하고 아름다우며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3월 캠퍼스개발본부를 신설하고 질적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신축 건물의 고층화와 녹지공간의 휴식공간화, 차량이동의 수월성 등이 추진됩니다. 또 주차공간의 지하화를 본격화하고, 건물을 짓더라도 대학의 이미지를 창출하고 예술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될 겁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캠퍼스 구축을 위해 전주시와 협력해 신정문에서 덕진공원까지의 캠퍼스 담을 허물고 산책로를 조성, 지역민들이 찾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나아가 삼성문화회관과 실내체육관 주변에 잔디마당과 분수, 야외무대를 설치해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전북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고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곧 지역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은 지역사회에, 지역사회는 대학에 많은 것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랬을 때 지역 대학이 발전하고 지역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전북대는 전북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의 비전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방향을 전북 지역의 문화적, 지역적 특성에 맞춰 설정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전북지역 소재 기업과 공동으로 R&D 구축을 통한 클러스터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또 전북 발전과 밀접한 산업 부문을 선정해 특성화를 추진하는 등 산학협력체제를 적극 추진, 우리 지역의 특화 사업인 BT, 자동차, 한브랜드, 관광․물류사업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지역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비전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해 전북대가 지역의 자랑이자 자존심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비전 2020’의 기반을 닦고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들은 무엇입니까.
△ 무엇보다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연구와 학생 취업 경쟁력을 강화는 등 기반을 닦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또한 새만금 지역에 전북대학교 새만금 국제화캠퍼스(가칭)를 조성, 전주(J)․익산(I)․새만금(S)으로 이어지는 JIS 트라이앵글 광역 캠퍼스를 구축해 특성화를 모색하겠습니다. 현재 미국의 주립 대학과 분교를 공동 운영하는 방안도 협의 중입니다.
특성화와 관련해 우선 전주캠퍼스에는 기초학문과 비교우위학문, 전문대학원 분야를, 익산캠퍼스에는 수의학과 친환경 농생명 분야를 특성화할 방침입니다. 또한 새만금캠퍼스에는 연구 중심의 국제화 캠퍼스를 조성해 글로벌 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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