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자는 학교로 통학하는 버스 안에서 우연히 창 밖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 앞에 걸린 현수막에‘변태’라는 글자와 함께 여자의 나체 그림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현수막에 걸린 내용과 주위의 웅성거림을 종합해 보니, 그 현수막은 우리학교 근처에 있는 모 나이트클럽의 홍보 현수막이었다.
평소에도 밤만 되면 속칭 ‘삐끼’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호객행위 때문에 구정문 주변은 각종 명함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데, 이번 선정적 홍보 현수막은 거부감을 넘어 혐오감마저 들게 했다. 학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출입문에 버젓이 걸린 선정적인 현수막을 보고 있자니 학교 앞 유흥문화의 수위가 도를 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에는 우리학교 홈페이지 건지토론방에 나이트클럽의 선정성 짙은 홍보를 비판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작성된 글에는 현수막의 사진과 함께‘현수막이 구정문 바로 위에 걸려있어 마치 학교에서 홍보를 해주는 것처럼 보였고 이로 인해 학교 이미지와 위상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실렸다. 댓글을 단 대부분의 학생들 역시 작성자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학교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 같은 사태에 총학생회 안현빈(국문·04) 부회장은 “학교 밖의 문제이기 때문에 주관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많은 학생들의 요구와 학교 이미지를 위해 학생과와 시청에 연락해 시정조치 했다”고 밝혔다.

 □…전주시에서는 호객행위 및 불법광고물에 대해 수시로 단속하고 있지만, 이를 경미한 사안으로 치부해 단속의 수위를 높이진 않고 있다. 또한 단속에 걸려도 딱지를 끊거나 즉결심판에 회부되는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업주들은 여전히 밤이나 주말에만 잠깐 걸어놓고 빠지는 방식으로 얌체같이 단속을 피해가고 있다. 

 □…선정적인 현수막과 호객행위는 예전부터 제기됐었던 문제지만, 학교 정문에까지 버젓이 현수막을 거는 등의 행위는 대학생을 상업적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 또한 이는 우리학교의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업주들의 각성과 자제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학생들은 학교의 주인으로 학교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고, 감시와 비판을 하는 등 주인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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