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점 위해 전공과목 요구 거세
울상본부…계절수업은 교양과목 우선 설치
공정한 수요조사 통한 의견 수렴 대안


모자란 학점을 채우고자 하는 예비 졸업생과 재이수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계절수업 강좌개설이 교양과목으로 편중됐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하계 계절수업은 교양과목 162개, 전공과목 42개로 총 204개 강좌로 이뤄졌다. 그러나 개설된 교양과목에 비해 전공과목의 수가 턱없이 모자라는 데다, 42개의 전공과목 중에서도 18개가 공대의 ‘현장실습’ 관련 강좌여서 들을만한 과목이 없다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하계 계절수업을 신청하려던 정진범(경영․05) 씨는 “일선과목을 들으려 했지만 듣고 싶은 과목이 없어 신청을 포기했다”며 “교양학점을 다 채워서 전공과목이 더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학사관리과 김선민 팀장은 “계절수업의 취지는 졸업을 앞두고 학점을 채우지 못하거나 기초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그래도 예전보다는 개설된 전공과목 수가 늘어난 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학교의 계절수업이 교양과목에 치중된 반면, 타 학교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전남대의 경우를 보더라도 교양과목 44개, 전공과목 77개로 전공과목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전남대 학사관리과 안평관 사무관은 “몇 년 전부터 전공과목에 대한 수요가 많아 교양과목의 수를 앞지르게 됐다”며 “계절수업으로 정규학기를 보완하려는 학생들의 여론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충남대 학사지원과 정천모 씨는 “희망강좌 수요조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공․교양 구분 없이 15명 이상이 원하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계절수업 규정은 전공과목의 개설을 허가하고 있는데 반해, 실제로는 규정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팀장은 “전공과목은 공문을 보낸 후 단대 측의 요청에 의해 개설이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신청에 의한 전공강좌 개설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본부 측의 의견과 함께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교양과목에 비해 심화된 과정을 배우는 전공과목은 전임교원이 진행하기 때문에 방학 중 수업은 곤란하며, 계절수업 기간인 3주로는 심도 있는 수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진상범(인문대․독문) 교수는 “재이수의 경우 단기간에 다시 배울 수 있지만 전공과목을 처음 수강하는 학생들은 3주만에 완전한 지식을 습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하계 계절수업 개설에 앞서 본부 측은 지난달 6일부터 교양과목에 한해 희망 강좌를 해당 강좌 학과사무실에서 신청토록 했지만 전공과목은 제한을 두고 있어 학생들의 원성이 높다. 박진현(법학․08) 씨는 “듣고 싶은 과목이 있었음에도 희망강좌 신청방법을 몰라 신청하지 못했는데, 온라인으로 수요조사를 하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 고려대, 충남대, 전남대 등은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희망하는 1~2개의 과목을 신청 받은 후 전공․교양과목 차별 없이 개설하고 있다.

취업준비 등을 이유로 계절수업을 통해 학점을 채우는데 익숙해진 학생들과 원칙을 내세워 전공과목 증설은 어렵다는 본부 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수요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재이수 대상자나 졸업을 한 학기 앞둔 학생들만 신청하게 하는 등 서로간 입장 조율로 효율적인 계절수업 운영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