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4시간·17만원 취업비용 소요

건지벌은 대동제를 시작으로 연이은 단대 축제와 체육대회로 본격적인 축제분위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취업대란으로 축제를 즐기기보다는 학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건지인들은 여전히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고 있다.
# 1학년 때부터 일반행정공무원을 준비했다는 윤보람(사학·08) 씨. 윤 씨는 취업이 어렵다는 말에 일찌감치 취업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보람 씨는 “학예사, 교사 등 여러 진로를 고민하다 부모님의 추천으로 안정된 직업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공무원을 준비하면서도 적성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윤 씨는 “평일에는 학과 수업에 열중하고 주말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졸업생들은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올해 졸업한 사회대 C씨는 계속 취업이 되지 않아 중소기업인턴제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는 “처음에는 대기업만 가려고 원서를 넣었는데 잘 되지 않으니 눈높이가 낮아지고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매일 불안감과 조급함을 떨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열등감이 생긴다”며 “졸업하기 전에 자격증 취득과 취업 스터디를 소홀히 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고 토로했다.
# 학점보다 ‘스펙’이 중요해지면서 스펙을 쌓기 위해 해외봉사, 인턴, 어학연수 및 공모전 등을 준비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준비로 이번 하계방학에 해외봉사활동을 가는 오재민(항공우주·04) 씨는 “취업이 눈앞에 닥치니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채울 수 있는 스펙이 절실하다”며 “공모전과 취업캠프 등을 활용해 경력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씨는 해외봉사를 마친 뒤 바로 세계교육기행을 다녀 올 계획이며 이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갈 예정이다.
과거와는 달리 취업대란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대학생들은 필연적으로 취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고, 치열한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송정기(사회대·사회) 교수는 “과거 도서관은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탐닉하거나 과제물 작성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며 “특히 학내 취업관련 시스템이 전무했었을 정도로 취업이 심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도서관 안채현 대출팀장은 “5년 전과 비교해 교양, 문학서적보다 전공이나 취업관련도서의 대출이 월등히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8%로 청년 10명 중 1명 꼴로 실직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들도 대체로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도 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대학생들은 하루 평균 4시간, 월평균 17만원 이상을 외국어, 자격증 준비 등 취업공부에 쏟고있다.
불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부정적인 전망만 난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학교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섣부른 패배주의나 지방대라는 피해의식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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