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특집) 박성란 강사와 제자 올가 씨

 

 

오는 15일인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날이다. 인종과 언어 차이를 극복하고 특별한 사제 관계를 키워가고 있는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의 박성란 강사와 제자 올가 씨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좀 더 각별한 마음이다.
성란 씨와 올가 씨는 지난 3월 언어교육원 한국어 강의에서 스승과 제자로 첫 만남을 가졌다. 길지 않은 만남에서 국가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두 사람은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한글 사랑'이다. 한글을 사랑하는 그녀들의 마음은 식지 않는 학구열로 이어지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성란 씨는 "호기심이 많고 열정이 뜨거운 올가 씨 덕분에 강의 준비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배움에 대한 자세나 열정을 보며 오히려 얻어 가는 것이 많다"고 전했다.
러시아 출신인 올가 씨는 지난 2003년 러시아에서 만난 한국인과 결혼한 후 한국으로 온 이주민 여성이다. 한국생활 초반부터 그녀는 자녀와 함께 TV프로그램과 한국어 교재로 독학을 하며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한 만큼 한국어 실력도 인정받아 그녀는 한국어교육센터에서도 초·중급을 건너뛴 상급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성란 씨는 지난 2001년 여행 차 간 중국에서 당시 한류 열풍이 한창이던 산서성의 남양국제학교 학생들에게 HOT, 신화 등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알려주면서 한국어 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어 강의가 올가 씨와의 인연을 선물해 준 것이다.
한국어센터에서 한국어 실력자로 소문난 올가 씨지만 한국의 문화와 예절은 아직 서툴다. 성란 씨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예절도 가르치며 올가 씨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녀는 “언어 자체만으로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다”며 “때로는 엄마 같이 학생들을 대하면서 훌륭한 문화 전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이는 대여섯 명 남짓한 한국어 강의실에서 성란 씨와 올가 씨는 명콤비로 불린다. 손을 번쩍 들며 질문을 자주 하는 올가 씨가 이해하기 힘든 질문을 던져도 성란 씨는 척척 알아듣고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강의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로도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성란 씨는 “한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살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럽다”고 귀띔했다.
러시아 니콜라예프스키 조선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올가 씨는 우리학교에 편입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학교 무역학과에 편입해 한국과 러시아에 관련된 교류 및 통상활동을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어느덧 10주간의 한국어 상급반 수업이 끝나고 있다며 그 동안의 만남을 아쉬워하는 두 사람.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금, 각자의 역할과 꿈을 응원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더없이 훈훈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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