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몰라 당황한 첫 수업 기억 또렷
문화․역사적 차이 이해하는 배려 필요

◇ 오이영, 강미여, 양상 씨(왼쪽부터)
외국인 학생․교원의 수가 글로벌화 지수로 평가되면서 각 대학에 이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 교내 거리나 강의실, 학교식당 등에서도 외국인들의 대화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교환학생으로 3학기 째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강미여(무역․06) 씨, 오이영(무역․06) 씨, 양상(회계․06) 씨를 만나 그들의 유학생활을 들어봤다. 

이들은 중국 연변대학과 우리학교가 맺은 자매결연을 통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중국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4만여 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어 취업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학생들은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 미여 씨는 “한국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중국학생들이 많아 우리 연변대학 주변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원도 늘고 있다”며 “대학 입학 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녀들도 수강신청부터 중간․기말고사, 리포트까지 만만치 않은 장벽에 부딪혀야 했다. 이영 씨는 “중국에서부터 한국어 공부를 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첫 수업에서 강의내용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해 당황했다”며 “문제도 제대로 이해가 안 되는데 시험지 앞뒤로 빽빽이 내용을 쓰는 한국학생들을 보니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대부분의 수업이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한 발표수업과 토론수업이다보니 사전을 뒤지며 수업을 듣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했다고.

이처럼 수업내용을 따라가기 벅찬 대학생활이었지만 학교에서 마련해 준 프로그램과 주변 한국학생들의 도움은 그녀들이 한국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 양상 씨는 “수강 신청할 때나 수업을 들을 때 학과 조교 및 근로장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특히 학교에서 진행하는 한국전통문화체험은 학점도 따고 한국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교류부에서 주관하는 버디(Buddy) 프로그램으로 매칭된 한국학생들을 매주 한번 이상 만나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생활을 1년 이상 하다보니 정도 많이 들었지만 종종 한국인들의 편견에 당황한 기억들도 많다. 양상 씨는 “수업시간에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을 비하하는 말을 들었을 때 속상했다”며 “중국에 피자나 키위가 없을 테니 먹어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중국은 못사는 나라라는 한국인들의 인식에 허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문화 차이와 소속감 부족으로 떠나는 외국인 학생이 많은 만큼 서로 자국의 문화를 이해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문화적 차이가 오해를 낳기도 하지만, 이들은 “중국에 있을 때는 미래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진취적으로 해나가는 한국 학생들의 마인드에 반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의 유학생활로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이들의 꿈은 졸업 후 학과에서 배운 지식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다. 누군가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전북대라고 답한다는 그녀들에게서 낯선 이방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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