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758명 재학…무역학과 170명 1위
벅찬 전공 수업에 학사 정보 ‘깜깜’
취업 빙자 불법 체류 유학생 대비해야

◇ 지난 해 전통문화체험 수업에 참가한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의 모습
지난달 21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6만3천952명으로 지난 2004년의 1만6천832명에 비해 3.7배나 증가했으며, 2007년의 4만9천270명에 비해서는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교과부는 올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7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추진해 오는 2012년까지 10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전국의 각 대학들도 외국인 학생 유치를 통한 글로벌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 1년 새 2.5배 급증

현재 재학 중인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총 758명으로 전체 학생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4년 간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 2006년 205명, 2007년 245명, 2008년 299명, 그리고 올해 758명으로 1년 새 약 2.5배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이 재학 중인 학과는 상대의 무역학과로 170명이 재학 중이며, 인문대의 국문과가 58명, 영문과 30명, 경제학부 27명 순으로 상대와 인문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급속도로 외국인 유학생의 유입이 늘어난 데에는 지난해 2학기부터 시행한 본부 정책이 큰 몫을 담당했다. 우리학교는 외국인이 입학할 경우 한 학기 기성회비를 감면해주고 대외협력실의 국제교류부를 통해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특히 외국인 가족 명절행사, 전주시 협약 전통문화체험, CBNU 버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소속감을 심어주고, 문화적 차이를 해소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번 학기부터 시작한 교양과목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는 수준별로 초․중․고급반을 나눠 개인별 맞춤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교내 정보 취약…커뮤니티 형성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우선 따라가기 어려운 전공과목에 대해 토로하는 이가 많다. 이를 위해 본부 측은 지난해 2학기부터 외국인 학생들의 성적 평가 방침을 절대평가로 권고했다. 내국인에 비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 상대평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의 재량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교수들은 내국인과 공평하게 성적을 매기기도 한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사 정보나 행사 등 각종 교내 정보에 대해 취약한 편이다. 학과 사무실이나 친구들이 개별적으로 알려주거나 학교 홈페이지 등을 항상 예의주시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노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인 유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온라인 ‘전북대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했다. 커뮤니티 회원인 용진영(일어일문․09) 씨는 “한국에서 활성화 돼있는 싸이월드 등과 같은 공간”이라며 “학내 소식부터 한국 생활 적응 노하우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늘어가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배려하느라 전공 수업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인문대 A 교수는 “유학생들이 이해를 못해 같은 개념을 여러 번 설명하느라 진도를 나가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들도 우리학교 학생이기에 배려를 안 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 글로벌 바람…엇갈린 명암

지난달 16일 부경대에서는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등 국내 38개 대학이 참가한 ‘정부 초청 외국인 대학원 장학생 유치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전국의 대학들은 66개국 470명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라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전국 각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으며, 글로벌 바람은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1일부터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정착과 대학 생활 적응을 돕는 학생들에게 ‘멘토링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대학가에 불고 있는 글로벌 바람에 대해 국제교류부 이복기(인문대․영어영문) 부처장은 “국내 대학들은 인력 충원과 국제화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다”며 “외국인 유학생은 다양한 문화 체험과 학문적 교류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리학교는 외국의 우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빠른 한국생활 적응을 도울 버디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처장은 “공간상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각국의 학생회․인터넷 블로그를 만들어 한국 학생들과의 융합을 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늘어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대학 정책과 지원도 좋지만, 관리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감사원의 조사 결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제도가 국내 불법취업에 악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위 수여 역시 성과에 급급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진행되는 학교도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충북의 A 대학의 경우 유학생 3명의 학점을 부당하게 인정해 학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성공적인 글로벌화는 학교 발전의 주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할 만큼 우리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을 통한 글로벌화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본격화 된 후발주자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의 적극적인 유치와 지원, 공정한 평가 및 관리 등 견고한 운영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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