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의심…식단표 제대로 지켜야

교외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한 학생식당을 애용하는 나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날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학생식당을 조금 일찍 찾아갔다. 식권을 끊고 음식을 받는데, 나오기로 한 메뉴와 달라 어리둥절했지만 ‘식단이 잘못됐나보다’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온 사람들의 식판을 보니 버젓이 메뉴판의 음식이 나온 것이다. 황당해서 식당 아주머니에게 여쭤보니 아주머니는 난처하다는 듯이 웃으시면서 새로운 반찬을 퍼주셨다.

식단을 다시 확인해보자 내 식판에 있는 음식이 점심에 나왔던 메뉴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심에 남은 음식을 저녁에 나눠줬던 것이다. 점심에 남은 것을 저녁에 해결하려고 한 학생식당의 행동이 어처구니없었고 음식의 위생 상태 또한 의심됐다. 아무리 같은 날 만든 것이고 하더라도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다른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일찍 와서 같은 돈을 지불하고도 점심에 남은 것을 먹게 된 것도 억울했지만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이런 일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학생식당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졌다.

식당 측에서 반찬이 남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학생들에게 배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아직 탈이 난 학생이 없지만 언제 큰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또한 이런 작은 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학생식당의 발전은 없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학생들이 학생식당을 찾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메뉴가 부실해야 한다는 이유는 없지 않은가.

학생들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갖고 학생식당에 건의를 해야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먹는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동시에,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실천하는 학생식당이 되길 바란다.

모은선┃문헌정보·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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