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턴제 지원율 전북 최저치
우량 중소기업 다수…편견이 걸림돌
개인의 역량 발휘․자아 실현에 최적

 

 

 

중소기업은 취업 준비생들이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할 경우 차선책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규모와 화려한 이름에 가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기업의 고용 인력은 해마다 11만 명이 감소하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4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 기여도 또한 대기업이 0.4%에 불과한 반면, 중소기업은 99.6%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 중소기업을 보는 오해와 진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소기업에 대해 열악한 근무환경과 적은 급여, 낮은 복지수준을 연상하곤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을 상시 근로자수와 자산총액이 각각 1천명, 5천억 원 미만인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대기업 못지 않은 탄탄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경남스틸의 경우, 급여가 대기업 수준이며 전 직원 해외연수 및 자녀학자금, 의료비 지원 등으로 복리후생 수준이 높다. 또한 (주)안국약품처럼 지난 1955년에 설립된 이래 꾸준하게 성장하는 기업도 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의 1위를 석권한 웅진 코웨이, MP3 플레이어로 국내 및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레인콤, 세계 오토바이 헬멧시장의 1위 흥진크라운(HJC) 등 국제적 위상이 대기업 못지않은 우량 중소기업도 많다.

전북 지역에서 황토보드를 개발해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는 (주)온-A의 경우 지난해 100대기업 우수 특허제품 대상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 성과를 자랑하는 중소기업들 중 하나다. (주)온-A 김종률 대표이사는 “대기업은 조직의 질서에 의해 운영돼 개인의 능력이 발휘되기 어려울 때도 많다”며 “중소기업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해외 등 새로운 시장도 개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졸업생에게 소외 받는 중소기업 인턴제

지난 2월,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중소기업인턴제’를 내놓았지만 지원율은 저조한 편이다. 우리학교 종합인력개발원도 도내 30여 개 업체의 요청을 받아 졸업생 70명을 인턴으로 모집하고 있다. 종합인력개발원 측에 따르면 70명 모집에 20명이 지원해 28%의 지원율을 보였고, 현재는 5명만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어 신청자가 미달인 상황이다. 종합인력개발원 취업지원부 채세주 팀장은 “전주대의 경우 20명이 넘는 인턴이 활동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학교는 도내 가장 낮은 지원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한 채 팀장은 “인턴을 받는 기업은 인턴사원에게 자금을 투자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경영 수준이 나쁘지 않다”며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인턴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확률도 높다”고 전했다.

현재 중소기업인턴제를 통해 현대자동차 부품 납품 업체인 동해금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백연주(중문·09졸) 동문도 “재학 중에는 중소기업이 규모도 작고 복리후생이나 급여 등이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편협한 생각이었다”며 “중소기업인턴제를 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는데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유망 중소기업 선택이 취업 지름길

현재 전북의 제조업 관련 3천 800여 개 중소기업들은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있다. 특히 영세한 기업일수록 그 정도가 심해 고령 노동자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과 공기업, 각종 고시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전라북도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혁신기획팀 한동희 과장은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한 과장은 덧붙여 “중소기업 중에서도 정보통신·생명공학·나노·환경공학·우주항공·문화콘텐츠 즉, 6T와 관련한 유망 업체를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다”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종은 중소기업에 더 포진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부터 목표로 잡기보다 본인의 적성과 능력 수준을 가늠하고 구체적인 취업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인력개발원 채 팀장은 “무조건 중소기업을 등한시하기보다는 대기업과 동시에 고려해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며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능력 있는 사원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2일, 우리학교는 전북중소기업청과 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새로 설립될 창업보육센터 ‘희망전북 POST-BI’의 위탁운영을 위한 것으로 도내 중소기업 부흥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와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살리기에 열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그 중심에 있어야 할 대졸 취업자들이 대기업 취업만 원한다면 우리나라 경제 또한 발전하기 어렵다. 취업준비생들은 중소기업을 편견의 시선으로 무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전략으로 여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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