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언론 특보…언론 분야 자리 꿰차
입맛 따라 프로 폐지…비판 기능 잃어

방송 및 통신 시장의 불공정행위 등을 조정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낙하산 인사 내정, 입맛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 해지 등 ‘방송통제위원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위한 오른팔 역할이라고 할 만큼 방통위는 지난 한 해 동안 비판언론의 소외, 언론의 영리기업화 등을 차근차근 수행(?)했다. 


방통위가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언론에 이명박 측근을 내정시키는 일이었다. 우선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빠르게 이뤄진 YTN 사장 내정 문제를 들 수 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의 방송특보였던 구본흥 씨를 지난해 5월 29일 YTN 사장으로 앉힌 것이다. 정국록 아리랑TV 사장,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임은순 신문유통위원장 등도 모두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 특보를 지낸 인사들이다. 이로써 당시 언론 특보 40여 명 중 12명이 중요 언론분야의 보직을 꿰찼다.


한편, 지난해 6월에는 KBS 신태섭 이사 해임을 시작으로 KBS 김금수 이사장 사퇴, 임기 1년이 남은 KBS 정연주 사장 해임까지 KBS에 대한 이유 없는 조직개편이 실시됐다. 정연주 사장 해임은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한 지 88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해임 사유는 정 사장의 부실 경영, 인사전횡 등이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의 입맛에 맞게 언론을 조직하고 있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이 외에도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를 보인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 또는 개편되면서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27일 검찰은 이례적으로 프로그램 수사를 위해 특별 팀을 꾸리고 지난 2008년 4월 29일 방영한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과연 안전한가?’ 방송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이춘근 PD를 긴급체포하고 제작진 6명의 자택 압수수사에 이어 지난 8일에는 M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KBS의 경우, 지난해 11월 ‘시사투나잇’과 ‘미디어 포커스’를 각각 ‘시사 360’, ‘미디어 비평’으로 개편했다. 결국 이것은 비판 프로그램의 이름을 바꿔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하려는 의도도 해석된다.


또 YTN의 ‘돌발영상’은 강제 폐지됐고, 제작진은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제작진 3명  가운데 2명이 각각 해임과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를 거쳐 배분되던 방송광고가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되면서 방송사별로 광고를 수주하는 방식의 민영 미디어렙의 설립을 공식화했다. 현재의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해체되고,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될 경우 지역 및 군소 방송과 신문의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이에 따라 언론의 공익성은 담보될 수 없게 된다.  


이밖에 방통위가 언론장악을 노골화하면서 뚝심 있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MBC도 방통위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개편과 제작비 절감이라는 말로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김미화 씨와 ‘MBC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의 교체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 불과 1년 만에 언론의 자유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방통위의 행보가 두렵게 느껴지는 건 지나친 기우만은 아닌 듯싶다.
전정희 기자
june@cho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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