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스터디 지원 프로그램 신청률 상승
수요 비해 공간 부족…세미나실 까페 등장

어학공부 스터디부터 식사나 운동까지 함께 하며 취업 의지를 다지는 생활 스터디까지 학내 그룹 스터디의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용 가능한 스터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재학생들의 스터디 그룹 증가는 우리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 ‘스터디 지원 프로그램’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데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 송미숙 씨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20팀 선발에 60여 팀이 지원해 3:1의 경쟁률을 보였다”며 “회를 거듭할수록 지원율이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학내 스터디 공간으로는 단과대 빈 강의실이나 벤치, 커피전문점 등이 있다. 특히 학습도서관(이하 학도) 매점은 오전 8시부터 각종 스터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학도 매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신홍관(화학공학부·09) 씨는 “밖에서 하기엔 춥고, 강의실을 빌리기엔 절차가 까다로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임정임(국어교육·08) 씨도 어려워진 전공 과목 때문에 학과 내에서 스터디를 만들었다. 임씨는 “스터디를 할 때마다 메뚜기처럼 이리저리 옮기면서 하고 있다”며 “강의실을 빌리기에는 인원수가 적어 건지원 편의점과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 1층 커피전문점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단대 내 스터디룸의 경우, 상대에 유일하게 마련돼 있으며 경영학과의 스터디 룸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경영학과 재학생에 한해서 빌려주기 때문에 타 학과생은 경영학과 학생들의 학생증을 이용해 빌리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를 제외한 타 단대 재학생들은 스터디룸 대신 강의실을 빌리곤 하는데, 지도교수의 서명이 있어야 하거나 해당 단과대 학생들에게만 대여해주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이렇듯 학내에서 스터디 장소를 찾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최근에는 세미나실이 구비된 까페도 등장했다. 학교 앞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하루 평균 2∼3팀이 세미나실을 이용해 스터디를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매일 차 값을 지불하면서 스터디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다.

학내 스터디 공간 부족 문제는 지난해 법전원 1층 소비조합 매점 자리에 입학관리과가 이전해오면서 매점 규모가 축소돼 더욱 심각해졌다. 학교 홈페이지에 조모임이나 스터디 공간이 부족하다는 성토의 글이 늘자, 소비조합에서 건지원에 테이블을 더 놓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구성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본부 측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공간비용채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학과별 구성원 수에 맞춰 기본사용면적을 배정한 후 초과된 면적에 따라 사용료를 부담하게 하는 제도이다. 기획과 양철호 씨는 “현재 학과별로 면적 DB를 구축하기 위해 2차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공간비용채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불필요한 공간들이 사라져 학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각자의 취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율적으로 스터디를 조직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공간이 부족한 것은 시설 인프라의 기본이 갖춰지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공부하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학교를 헤매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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