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새 학기가 문을 열었다. 추위가 한껏 누그러진 따뜻한 건지벌에는 학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개강을 맞이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그 중 쉽게 외국인 학생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들리던 외국언어가 이제는 익숙하게 귓가에 들린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정규 학위 과정 뿐 아니라 대학 부설 한국어 연수기관 등에 등록한 경우를 모두 포함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은 6만3천952명이다. 이 중 중국인 학생은 4만4천746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에 3만2천557명이었던 외국인 학생의 수가 2년 만에 2배정도 늘어난 수치이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학내 구성원 중 외국인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방에 적을 두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4만명 정도로 비율로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65%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500명 이상인 지방대만 해도 모두 17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100명에서 4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확보하고 있는 지방대는 부지기수다.

우리학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우리학교의 학생 수는 2만5천여명, 그 중 외국인 학생은 700여명이다. 외국인 학생의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본부에서도 더 많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국학교와 협약을 맺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날로 외국인 학생의 수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수준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

국제교류부에서는 매년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간의 교류프로그램인 ‘버디’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하고 교류를 통한 만남을 가지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곤란을 겪고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로 말하는 미국, 캐나다 등지의 학생을 선호하는 반면 외국인 학생 중 70∼80%는 중국인을 비롯한 몽골 등의 아시아권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이들의 만남은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언어교육원 한국어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도우미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아시아권의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학생들은 외국인 학생을 쉽게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는 방법으로 대하는 것이다. 맙소사! 인종차별주의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우리의 의식 깊숙이 존재하는 것이다. 학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외국인끼리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외국인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외국인과 우리를 구분 짓고 다가 올수도 다가 갈수도 없는 벽을 만든 것은 아닐까.

우리학교는 2020년까지 국내 10대,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세계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여러 장애물이 발견될 것이고 그 중 큰 문제가 구성원들의 의식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물질적인 요소가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의식이 개선되는 것은 그 보다 20년 후라고 했던가. 구성원들은 외국인을 대할 때 인종차별이나 이기적인 사고방식으로 대하지 말고 같은 학교의 구성원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한 가족처럼 대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노력할 때 진정한 글로벌 대학, 세계로 향하는 전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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