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콘서트 준비한 권형철·김현기 교수와 지성호 동문
소통과 관심으로 암 환자에게 쉼터 제공
사람 중심의 통합적 암 치유 과정 목표

지난달 27일 전북대학교병원 암센터에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환자, 보호자, 의사, 간호사 등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객석으로 모여 앉았다. ‘공감 콘서트’를 찾은 관중들은 오랜만에 웃음꽃을 활짝 피며 그곳에서 희망을 찾았다.
공감 콘서트를 기획하고 준비한 권형철(의전원·방사선종양) 교수, 김현기(인문대·불문) 교수, 지성호(음악교육·83년졸) 동문도 자리를 지키며 끝까지 콘서트를 함께 했다.

공감 콘서트는 통합적 암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통합적 암 치유 프로그램은 육체·마음·영혼을 고려한 것으로 의료 팀, 식품영양 팀, 운동 팀, 심신 의료 팀, 영성 회복 팀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공감콘서트는 심신 의료 팀에 속하며, 지 동문이 실행을 맡았다.
세 동갑내기의 만남은 우연하기도 했지만 또한 필연적이었다. 권 교수가 제안한 통합적 암 치유에 대한 기획을 김 교수와 지 동문이 동의해 뜻을 모았다. 김 교수가 공감 콘서트의 구체적인 계획을 잡고 지 동문이 음악가들을 섭외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세 사람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맺은 결과물이 바로 공감 콘서트다. 지 동문은 “음악은 언어와 민족을 초월해 인간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며 “음악을 통해 시들었던 환자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고 싶다”고 전했다.
첫 공감 콘서트의 테마는 ‘사랑’이다. 미뉴엣, 사랑의 노래 등 귀에 익은 친숙한 곡들을 고은영, 조창배 등 실력 있는 성악가의 목소리를 통해 전했다. 공감 콘서트는 진료실 밖에서 환자와 의사가 만나 서로에 대한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는 기회도 마련해줬다. 또한 환자들끼리 모여 소통의 장을 열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암센터 지하 1층 방사선종양과 진찰실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대기의자 옆에 피아노가 놓여 있고 딱딱한 진찰실의 팻말 대신 ‘희망 진찰실’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그 때문인지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 보인다. 권 교수는 환자를 진찰할 때 함께 음악을 듣는다.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면 그 속에서 희망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과거 질병 중심이었던 치료에서 사람 중심의 치료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콘서트를 비롯한 통합적 암 치유 기획은 외부의 경제적인 지원 없이 시간에 쫓기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세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임상병리학과에서 언어치료를 하는 김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생명은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라고. 권 교수는 “바쁜 일상이지만 삶의 질과 생명의 소중함을 한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 콘서트는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에 열린다. 오는 17일에 열릴 또한번의 공감 콘서트가 더 많은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 공감 콘서트, 마음 속 깊이 울려 펴지는 사랑의 노래들,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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