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애호가 강길선(공대·고분자나노) 교수
식물도 애정과 관심 갖고 정성껏 키워야
크고 오래된 나무 많은 녹색캠퍼스 강조

“식물도 키우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아름다운 꽃과 은은한 향기로 보답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네.”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과 나무들에게서 달콤한 봄내음이 물씬 느껴진다. 노란 개나리가 수줍게 꽃망울을 터트린 지난 주말, 10년째 식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강길선(공대·고분자나노) 교수를 만났다.
강 교수가 식물 애호가가 된 계기는 의외로 평범하다. 한국 화학연구소에 재직한 이후 사진부에서 꽃 이름을 외우거나 식물 사진을 찍으면서 자연스레 취미가 됐단다. 또한 1998년 우리학교에 부임하면서 죽어 가던 식물들이 안쓰러워 한 두개씩 가져다 키운 것이 시초였다. 한때 그가 머물렀던 공대 5호관 10평 남짓 되는 연구실은 가져다 놓은 60여 개의 화분과 식물 넝쿨로 흡사 정글 같았다고. 강 교수는 “공학을 공부하다보니 계산에 치우치고 시간에 쫓기는 나날이 늘어나면서 정서를 순화시킬 수 있는 식물과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공학도의 이유 있는 식물 사랑이다.
길거리의 화려한 꽃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화분을 사들이게 만들지만 식물도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금방 죽고 만다. 강 교수는 “길거리에 화사하게 핀 꽃들은 대부분 온실에서 귀하게 자란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아파트나 사무실에서 키우다보면 금방 생기를 잃고 시들어버린다”고 말한다. 그는 “식물도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기에 무턱대고 식물을 키우는 것은 오히려 학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강 교수가 애착을 가지고 키우는 식물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연녹색 잎을 보여주는 관엽식물이다. 특히 잎이 3m까지 자라는 아스파라거스, 녹색 잎에 크림색 무늬를 자랑하는 싱고니움, ‘꽃이 피면 행운이 온다’는 뜻을 가진 행운목 등은 그가 사랑하는 관엽식물들이다.
최근 친환경·저탄소 에너지가 각광을 받으면서 부쩍 관심이 높아진 녹색캠퍼스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학교는 넓은 부지에 사시사철 꽃과 나무들이 가득해 비교적 녹지화가 잘 돼 있는 편. 강 교수는 “최근 BIC 도서관 신축으로 녹지가 사라진 점이 아쉽다”며 “학생들이 나무 아래서 깊은 사유와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녹색캠퍼스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년 가까이 식물과 함께 해 온 강 교수에게는 꿈이 있다. 그가 가장 자신 있는 관엽식물 군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우면 보기에 좋을 수도 있지만 관리법이 까다로워 오히려 사람도 식물도 힘이 들 수 있다”고 말하는 강 교수. 말 못하는 식물이라 해도 정서적 교감은 깊어 보인다. 싱그러운 꽃과 나무들이 생명을 움틔우는 계절, 그의 소박한 식물 사랑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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