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시기 앞당기고 향기·엽록소 함량 높여
1년여 연구 끝에 개발…농가 소득 기여 전망
평일 연구, 주말 기술지도 하루를 이틀처럼

고추, 가지, 오이, 당근, 고구마…….
거의 매일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이 많은 채소들이 밭이 아니라 연구실에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의 세월이 걸려 탄생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었는가. 지난 25일 은종선(농생대·원예) 교수가 농약을 쓰지 않고 깻잎을 빨리 수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2009년부터 은 교수는 깻잎의 빠른 수확을 위해 최적의 광원을 찾아 실험을 한 끝에 LED조명을 이용해 3∼4주 만에 깻잎을 수확할 수 있는 첨단 농법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으로 재배한 깻잎은 특유의 향기성분인 폴리페놀화합물과 엽록소 함량이 일반 재배 깻잎보다 훨씬 높아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 교수는 “전기료도 백열등에 비해 80%이상 절감돼 일반농민이나 식물농장에서 활용할 경우 경제적 가치가 클 것”이라며 “농가 소득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 교수가 지금까지 연구 및 개발한 채소들은 고추냉이에서부터 금낭화, 고구마 등 100여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은 교수에게는 앞으로도 깻잎의 생장속도를 촉진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한 유채 돌연변이 품종개발 등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유채돌연변이연구의 경우 현재 품종보다 5∼7일이 빨리 자라는 품종부터 10∼15cm 작게 자라는 품종, 잎의 엽록소가 변이 돼 꽃뿐만 아니라 잎까지 관상용으로 만든 품종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이번 유채연구를 통해 은 교수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신품종 보호 출헌을 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그가 이렇게 40년 동안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바탕에는 은 교수의 은사였던 이병기 교수가 있었다. 은 교수는 우리학교 농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원자력연구소에서 5년 간 유전육종을 연구하다 지난 73년 신설된 원예학과에 은사의 부름을 받고 초대교수로 부임했다.
그 후 40년 동안 우리학교에 재직하면서 은 교수는 농민들의 현실을 보며 농가의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6년 전에는 수박클러스터 사업단의 단장을 맡아 최근까지도 은 교수는 평일에는 씨 없는 수박, 단풍미인 수박 등을 연구하고 주말이면 농가에 찾아가 농민들에게 기술 지도를 했다.
연구하던 식물이 병해충에 의해 죽어버려 다시 처음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할 때가 가장 힘들지만 연구를 마칠 때마다 후련함과 성취감을 느낀다는 은 교수. 앞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채소를 먹을 때마다 성취감에 젖은 은 교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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