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현재 자신의 뚜렷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어 엄밀한 시간 관리를 하면서 매 시간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글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나 자신의 대학 생활을 돌아보고 그 당시 내가 느꼈던 막막한 기분, 그리고 내가 겪었던 것처럼 무엇인가 해야 될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가늠도 되지 않고 시작도 되지 않았던 그래서 그 시간들이 막연한 대학생활로 느껴지고 있을 학생들, 특히 저학년의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제언이다.
지금 나는 환갑도 넘었고 내 분야에서는 전문가의 한사람이기 때문에 ‘이제는 무엇을 해야할지 길이 보인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사실은 내 분야에서 오래 살아왔고 내 주변의 세상을 비교하고 내 것을 선택하며 살아 왔기 때문에 내 눈의 잣대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대학 생활이 막연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줄 말은 무엇인가?’라고 내게 묻는다면 한마디로 ‘없다’ 또는 ‘현재의 삶에 순응해서 편안하고 성실하게 살라’, ‘이상을 추구하며 꿈을 꾸는 대학 생활이 되자’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할 것 같다.

나의 경험담을 굳이 전한다면, 나는 어찌 보면 대학생활을 꿈 많은 소년처럼 보냈다. 미래에 대해서는 그저 ‘그냥 잘 되겠지’였다. 그러나 한편 왠지 모르는 불안감이 계속 도사리고 있었고 그래서 한번 열심히 공부를 하던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도 매번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가슴이 답답했다.

그래도 내가 꼭 한 일이 있다고 표현한다면, 나는 강의를 열심히 듣는 편이었고 시험 때마다 시험 준비는 매우 열심히 하였다. 그리고 틈틈이 영어 공부를 했다. 내가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옛날의 나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아는 범위에서 학생들에게 제안하는 바는 대학 생활을 충분히 느끼고 즐기라는 것이다. 많은 분야를 이해하고 경험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꿈을 꾸라는 것이다.

막연한 듯 느껴지는 대학 생활은 사실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이미 전공분야를 선택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대단한 선택을 하였고 그 명백한 길이 놓여진 것이다. 그리고 교과과정에 따라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는 것도 이미 전문가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앞에서 시간표에 따라 매시간 정진하는 학생들은 여러분과 다른 것이 아니라 미래의 여러분의 모습이다. 그 때가 되면 필연적으로 정신력을 총동원하여 앞날을 준비해야 되는 것이며 그러한 삶은 역시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어서 내 삶의 과정이며 절차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그런 때가 오기 전까지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꿈을 꾸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준비하면 될 뿐인데 이때 자칫 자신이 무력한,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처럼 답답함과 불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자신의 일생의 이력과 관계가 되는 성적 관리는 잘 하라는 것이고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정말로 중요한 무기가 되는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공부를 잘 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젊은이로서 꿈꿀 시기는 이제는 대학 생활뿐이 없다. 현실은 아니더라도 꿈을 즐길 시기도 대학 생활뿐이다. 대학 생활 때에 여러분이 갖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꿈이 미래에 여러분을 풍요롭게 하고 자유롭게 할 것이다. 그 순수한 꿈은 여러분을 한 전문가일 뿐 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김용준┃수의대·수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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