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량 많은 길목 막고 경관 헤치고

여름방학 후, 도서관 이용을 위해 오랜만에 학교에 온 날이었다. 볼 일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 위해 장미공원을 지나 서문(구정문)으로 가려는데 공사로 길이 막혀 있었다. 분명히 몇 년 전 장미공원이 조성된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또 다시 다른 공사를 하고 있어 어리둥절했다. 알고 보니 우리학교의 어학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교류 어학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던 중 의문이 생겼다. 다른 부지도 충분히 있었을 텐데 왜 하필이면 학내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길목에 짓는 것인지, 왜 공사 시작 전 공사에 대한 아무런 홍보가 없었는지. 현재 그 곳은 건설 현장 때문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기에 위험 할 뿐만 아니라 주차 공간도 줄었고 기존 공원 대신 건물이 들어서 에코캠퍼스와도 동떨어져 보인다. 물론 국제교류어학원을 건립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및 국제교류에 효율적인 대응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부지와 건립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수렴 후 동의를 구하고 공고·심의를 걸쳐 승인을 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한 과정을 거쳐 국제교류어학원이 건립된다면 구성원들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관심을 보였을 것이다.
학교측에서 이미 2∼3년 전부터 캠퍼스 개발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결과 가장 접근도가 높은 곳을 선정한 것이라고 부지 선정의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근거가 필요하다. 용적률에 적합한 것인지, 미관을 해치지는 않는지, 환경적·비용적으로 적합한 것인지 등 세세한 것들에 대해 구성원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원, 교수, 학생 중 학교사업에 가장 정보력이 떨어지고 소외돼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자연의 생물들이 살고 있던 장미공원이 에코캠퍼스인지,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구성원의 불편을 야기하며 짓는 국제교류어학원이 에코캠퍼스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민인홍┃독어교육·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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