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달콤 살벌한 수다, 해외봉사 뒷담화

 

학생들의 달콤 살벌한 수다, 해외봉사 뒷담화
해외봉사,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세계 속에 전북대, 전북대인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5년 간 총 1271명의 학생이 참여한 해외봉사프로그램은 올해도 총 14팀으로 이뤄진 건지인 229명이 7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5년 동안 우리학교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국제경험의 확대와 자기계발의 기회 그리고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
참가자에게 많은 기회를 선사한 해외봉사활동, 감추어진 그 뒷이야기들은 어떠할까? 지금부터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한 학생들의 조금은 달달하고 조금은 살벌한 수다를 시작한다.

왜 갔나?
호정: 해외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었다.
혜진: 별 생각 없다가 과 선배가 신청한다기에 태권도 특기자로 지원했더니 붙었다.
향주: 주위 친구들이 거의 해외봉사를 갔다왔다. 해외에 나가 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스펙도 쌓고 싶었다.
민주: 선배들이 간호학과는 봉사가 중요하다면서 1학년 때 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인엽: 유교사상이 심한 가정이어서 평소 봉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해외 봉사 전 다른 국가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한 번 다녀오니 다른 곳도 가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갔다.

팀 구성에 만족하는가?
인엽: 경영학과 형님이 공모팀 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팀에 합류했다. 어디든 그렇듯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으나 꾹 참고 다녀왔다. 별종들을 노트에 적어 놓는 것이 취미다. 4명이 있다.(웃음)
향주: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을 만날 줄 알았는데 특정학과가 몰려있어 다른 학과엠티에 참여한 사람 같았다. 하지만 팀장을 포섭해 겉돌지 않고 잘 어울렸다.
호정·혜진: 다른 팀과 바꾸거나 취소하거나 단장 추천 등으로 팀 인원변동이 심했다. 하지만 다양한 학과와 학년이 섞여있어 만족했다.

해외봉사 준비 시 변동 사항이 너무 많다. 어떻게 해결했나?
혜진: 네팔 팀은 매년 단장님이 거의 같았다. 네팔을 다녀온 팀들이 현지사정과 프로그램 등을 정리한 자료집이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호정: 우리학교에 다니는 네팔학생이 봉사활동에 동행했다. 하지만 그 학생도 살던 곳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공항에서 2시간을 기다리고, 예상한 것과 현지 사정이 달라 진행하지 못한 프로그램들도 있었다.
향주: 우리(우즈벡)팀은 단장님이 우즈베키스탄 학생을 소개해줬다. 우즈벡은 학교에서도 처음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국가가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학교에서 사전답사를 했다던데…….
민주: 우리(몽골)도 몽골 현지 학교에서 우리가 교육해 주었으면 하는 사항들이 수시로 바뀌어 힘들었다. 처음에는 한글교육을 준비하다 영어교육, 결국은 컴퓨터교육을 하게 됐다. 컴퓨터 교육도 기초적인 부분을 준비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포토샵 같은 전문적인 기술을 원하더라.
호정: 레크레이션, 태권도, 한국어 같이 매번 정형화된 프로그램 외에 처음부터 현지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전달받아 어떤 부분을 특화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향주·민주: 동의한다. 일단 정보수집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 가면 몇 명이 있는지, 학교 측에서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환경이 어떤지 등등. 지난해 팀의 정보수집이 잘되었으면 한다. 학교에서 남기는 자료가 너무도 부족하다.
혜진: 우리(네팔)팀은 이것저것 들고 가느라 화물 보낼 때 100만원이 들어 예산이 초과됐다. 처음에는 햄버거만 먹어야 했다. 이번 자료집에 이후 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넣을 생각이다.
인엽: 아무리 계획을 잘 짜간다고 해도 틀어질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 상황에서 임기응변으로 순발력이나 판단력 등이 생긴다. 나는 해외봉사 가기 전에는 술과 놀이로 살았는데 해외봉사 이후 삶의 목표가 생겼다.

스폰의 필요성과 후원에 대해
인엽: 난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잘사는 사람들을 모아서 가면 되는 거다.(웃음) 마음만 먹으면 쉽다. 선배들은 언제나 후배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배들과 잘 지내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민주: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 게 좋다. 후원 받은 공책이랑 헌옷은 나중에 짐이 된다.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 줄 만큼만 필요한 것 같다.
인엽: 돈이 최고다. 현지 학교에 갖다 주면 알아서 필요한 물건을 산다.(웃음)
호정: 후원금 마련을 위해 우리는 서문(구정문)에서 모금활동도 진행했다.
혜진: 후원 받는 비결에는 협상 만한 것이 없다.
민주: 후원물품 마련을 위해 아름다운가게에서 며칠 동안 봉사활동하고 헌옷을 받았다.
호정: 우리가 받은 최고의 후원물품은 천 만원 상당의 프로젝트 빔이었다.

봉사…그리고 추억
인엽: 네팔에서 내 별명이 ‘월드스타’였다. 덩치 크고 이국인처럼 보이니까. 그래서 아이들이 때리고 도망가고. 하하. 소문을 듣고 방송사에서 촬영하러왔었다. 훗. 특히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는데 한 여학생이랑 1년 동안 연락하다가 아버지가 사위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먼저 끊었다.
인엽: 세상 사람들 눈이 다 달라요.(전원웃음)
민주: 우리 팀은 일주일 동안 교육봉사를 마치고 그 지역 마을회관에서 학부모, 학생, 주민을 모셔놓고 준비해간 태권도, 몽골 전통 춤 등을 보여줬다.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고 해서 떡볶이도 만들어줬다. 그 때 뭔지 모를 뭉클함이 있었고 ‘일주일 동안 헛 짓 한 건 아니구나’싶었다. 뿌듯했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또 떠나는구나 생각하니 아쉽더라.
인엽: 그게 바로 정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민주: 독거노인집을 방문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돈을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가 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다가 한 할머니 집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그립다며 울면서 반겨줬다. 몽골에서는 고맙다고 하면서 뽀뽀해주는 것이 전통인데 볼에다가 뽀뽀를 해주셨다.
향주: 맞다. 나이 먹으니까 사람 오는 것도 좋고 연락 오는 것도 좋다.(전원 웃음) 우리도 한국음식을 제공했다. 고려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떡국 같은 것을 준비했다. 같은 지역에 사는 고려인이지만 서로 교류도 없고 친하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한 면이 있었다. 한국음식을 먹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서로 흥에 겨워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했다. 우리가 미약하게나마 한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혜진: 처음에 아이들을 볼 때는 애착이 안 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정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냥 한 번 가는 건데 괜히 아이들에게 바람만 불어넣고 온 것은 아닌지.
호정: 처음에 애들이 나를 보고 자꾸 웃어서 놀리나 그랬는데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이들이 풍선불면 수십 명씩 와서 “원 벌룬”하면서 달라고 했다.
향주: 흐바시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 부모님이 슈퍼를 했다.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코피를 흘리는 걸 보고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돈을 줬다.(웃음)
혜진: 우리는 슈퍼 하나를 살리고 돌아왔다. 그 슈퍼가 돌아올 때 보니까 2층을 짓고 있더라. 우리가 그 곳 양주를 엄청 사서 1년 치 매상을 다 팔아준 거 같다.(전원웃음)

문화 충격?
호정·혜진: 가정백반이 카레다. 한국음식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향주: ‘뿔롭!’, 양고기 기름에 향신료를 넣고 볶은 밥이었는데 한 번 먹고 팀원 모두 일주일간 화장실을…….
민주: 우리는 양을 잡아먹었다. 양고기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먹기가 힘들었다. 주먹밥을 해먹으려고 햄을 샀는데 햄도 양 햄이더라.

앞으로 해외봉사가 더 발전하려면?
인엽: 우리 전북대생처럼 수동적인 사람이 없다. 다른 학교는 항공료까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없고 취업캠프 같은 거 한다고 하면 아침부터 줄서서 기다리는데……. 학교에 자부심을 갖고 도전하라!
향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 공모팀은 자신들이 모든 일을 하니까 어떤 상황이든 도전을 하지만 학교에서 선발하는 사람들은 간다고 하는 것만 도전이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보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혜진: 특기자를 따로 모집하는데 한 팀에 1∼2명 보내주니까 어영부영하고 온다. 특기자 선발을 하면 특기자 집단을 꾸려주어야 할 것 같다.

해외봉사는 000이다.
인엽: 구정문이다. 구정문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전북대생이라면 한번쯤은 지나가는 길이다. 해외봉사도 한번쯤 해봐야하고 다양하고 많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이다.
향주: 즐거운 놀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이 모여 팀을 이루고 현지인들에게 봉사의 느낌이 없이 서로 즐겁게 논다는 느낌으로 임했으니까.
혜진: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고 정리하면서 더 가고 싶은 곳이 됐다.
호정: 선물이다. 선물은 포장을 뜯기 전까지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르는데 기분이 좋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민주: 안경이다. 쓰기 전까지 보지 못했던 많은 것을 보이게 해주고 더 멀리 볼 수 있게 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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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0. 8. 18 오전 10시∼오후 1시
장소 제 1학생회관 3층 전북대 신문사
참석자
권향주(금속시스템·05)
2010년 참가(본부팀), 우즈베키스탄
강호정(전자·10)
2010년 참가(본부팀), 네팔
김혜진(철학·07)
2010 참가(본부팀), 네팔
김민주(간호·10)
2010년 참가(본부팀), 몽골
백인엽(무역·03)
2008년 참가(공모팀), 네팔
진행 및 정리
김선희 기자
ksh107@jbnu.ac.kr
기록
강다현 기자 dahyeon@jbnu.ac.kr
이성경 기자 sgsg@jbnu.ac.kr
섭외
민지수 기자 mjs@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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