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무용단 김안윤 단장 , 공연단 마실의 가야금연주자 김호빈(한국음악·석사 1학기) 씨


우리는 문화를 통해 아픔도 잊고, 기쁨도 느끼고 때론 행복해지기도 한다. 음악회에 가기도 하고 작은 공연에 뭉클해져 돌아오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원하기만 하면 쉽게 그 문화를 향유할 수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문화를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건지인들이 있다.

MOD무용단 김안윤 단장
춤에 마음을 담아 모두에게 선물합니다
목욕봉사부터 신나는 예술봉사까지
친근한 한국무용 기획 또 다른 목표



“지금은 남자무용수들이 꽤 많이 있잖아요. 제가 대학 다닐 때는 무용학과 30명중에 남자는 저 하나였어요. 현재는 예전보다 많은 남자무용수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남자무용수들이 설자리는 좁기만 하죠.
저를 포함해 한국 무용을 전공한 6명이 지난 2005년에 MOD(춤의 마술)남성 무용단을 창단했어요. 남자무용수의 입지를 조금이나마 넓히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왕성하게 활동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직접적인 생계나 남성무용수들의 좁은 입지 등의 이유로 창단멤버들 모두 이탈하고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이탈한 창단 멤버들은 빵집사장이나 공인중개사 등을 하고 있어요. 그 이후로 남성무용단이 아닌 혼성 무용단이 되었지요.
5년 전 초여름에 무용수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일을 하고 싶어 전주 중앙시작 부근에 있는 한 노인요양원에서 목욕봉사를 시작했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지만 같은 일을 6개월 이상 하다 보니 힘도 들고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곳에서 우연히 어떤 분이 연주봉사 하는 것을 보고 ‘아, 저거구나!’라는 생각에 무용단과 함께 무용봉사를 시작했지요. 기획   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어요. 다양한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예술사업 ‘신나는 예술여행’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전국의 다양한 요양원 및 장애인시설 등 사회복지단체에 직접 방문해 2시간씩 공연을 해드리고 있어요. 무표정이던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시며 박수까지 쳐주실 땐 정말 감사하죠. 2시간 정도의 공연을 진행할 때마다 마음도 정화되고 여러모로 얻는 점이 더 많아요. 외팔의 남자 분이 휠체어를 이끌고 허겁지겁 제 쪽으로 달려와 팔이 한쪽 밖에 없어서 박수를 크게 쳐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 적도 있고 ‘춘향’ 공연 때에는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시는 어르신들도 계셨죠. 이런 분들이 정말 많아서 공연은 할 수 있는 한 계속하고 싶어요. 올해는 우리지역처럼 문화공연이 비교적 적은 강원도나 경상도 등에서 공연을 할 계획입니다.
한 가지 더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관객들이 한국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단장으로서 공연 기획력도 높이고 싶어요.”
김선희 기자
ksh107@jbnu.ac.kr

공연단 마실의 가야금연주자 김호빈(한국음악·석사 1학기) 씨
저와 함께 ‘음악 마실’ 나가실래요?
퓨전음악으로 관객과 진정한 나눔 펼쳐
오는 10월 상하이세계박람회 초청 공연



“제가 속한 공연단 마실은 퓨전 그룹이에요. 이름이 정감가죠? ‘마실간다’할 때 그 ‘마실’ 맞아요. 관객들이
저희 음악을 듣고 마실가듯 놀러 가는 마음이면 좋겠어요. 피아노, 첼로, 해금, 가야금, 피리, 대금으로 이뤄져있는데 입단한지 6개월 된 저는 가야금 파트랍니다.
지난해 6월에 창단한 마실은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어요. 하다보니 예술과 기업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기업이 아닌 순수한 공연단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주로 길거리 공연을 하는데 실내보다는 관객들의 표정, 숨소리 하나까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대부분 무료공연으로 이뤄지는데 관객들과 음악적인 감성을 나눌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때 두 번 공연을 했고요. 오는 10월에는 상하이 세계박람회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러 갑니다.
저희는 황진이 OST, 웰컴 투 동막골 OST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들을 선정해 들려주고 있어요. 동양의 악기와 서양의 악기가 만나면 무슨 소리가 나는 줄 아세요? 이런 건 직접 들어봐야 하는 건데…….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전주한옥마을 내 ‘공간 봄’에서 상설공연을 하고 있어요. 공연은 무료니까 언제든지 들러주세요(웃음).
서양악기 연주자들은 전주대 출신 분들이세요. 저보다 다들 언니신데요, 처음엔 알게 모르게 편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음악적으로 대화가 통하니 그런 생각은 싹없어졌어요. 지금은 정말 둘도 없는 팀원들이고 잘 맞아요.
마실은 제게 새로운 음악 세계를 만나게 해주었어요. 어릴 때 피아노를 치다가 가야금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그 황홀함을 다시 느꼈다고나 할까요? 피아노는 정해진 소리만 나오는데 가야금은 무궁무진한 변음이 가능하거든요. 새로운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가야금처럼 마실도 제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있답니다.
저를 포함해 마실의 연주자들은 보통 투잡 아니면 쓰리잡을 하고 있어요. 마실 공연으로 생활을 이어나가기에는 솔직히 힘이 들거든요. 그래도 반 년 동안 마실 공연을 해오면서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에 굉장한 뿌듯함을 느껴요.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국악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오는 6월에는 소리문화의전당에서 독주회도 연답니다. 처음엔 작은 규모였지만 세계로 뻗어나가는 마실처럼 저도 크고 싶어요.”
양수지 기자
ysj0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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