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은 바빴던 행사와 축제를 뒤로하고 기말고사, 방학 특강, 여름 방학과 아쉬움을 남긴다. 올 새내기들은 더욱 그러하리라. 2월까지 생각했던 대학생활의 환상은 어디로 간 걸까? 특히 올 겨울엔 연예인이 모 대학에 입학하여 대학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그때 보았던 근사한 대학생활 때문에 새내기들은 더욱 대학생활에 이질감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오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고 재미가 없다고들 한다. 시간이 많은 것은 막 쓰라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넘쳐나는데 그걸 어디에 담을 지 생각하는 것이리라. 남는 시간을 이렇게도 보내보고 저렇게도 보내보고 하다보면 뭔가 궁리가 생긴다. 실컷 여흥에 즐겨도 보고 사람도 만나다 보면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호의가 생기고 그러면서 나를 찾아가는 시간, 󰡐나󰡑라는 미끼를 던져 세상을 낚는 시간, 그런 시간들이리라.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흔쾌히 󰡐대학생활성공의 열쇠는 111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대학 생활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10명의 진정한 친구를 사귀고 교류하며 한 분의 참 스승을 만나는 󰡐111󰡑이다.

평소 도서관에 가보면 많은 학생들이 취업준비에 열심이다. 그러나 서가 군데군데에 책을 쌓아놓고 읽는 학생들 그리고 강의 시간이 되어 마저 읽지 못한 책들을 인적이 드문 원서 서가에 살짝 뒤집어 꽂아놓고 가는 학생들 등 그곳에 가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대학생활 동안 읽혀질 100권 책, 책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스승이며 넛지(nudge)이다.

누구에게나 10명의 친구를 말하라고 하면 어떤 친구를 제외해야 할까 고민할 것이다.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많은 지인들의 목록은 대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인맥을 구성하고 문자를 주고받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그중 나와 같이 힘든 일을 고민하고 즐거운 일을 나누고 인생을 같이 계속 갈 친구는 누구일까 곰곰이 저장 목록을 넘기면서 생각해 보라. 아직 다 10명을 채우지 못했을 것 같다. 이제부터 부지런히 좋은 친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는 분들에게 󰡐111󰡑에 대해 말씀 드려 보니 100권의 책과 10명의 친구는 가능할 것 같은 데 한 분의 스승을 만나는 일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교수님들은 바쁘시고 또 내가 다가서고 싶지만 마땅한 화제 거리가 없고 그리고 왠지 어색하다고 한다. 더구나 강의 시간에만 만날 수 있으니 시간 내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체득한 바에 의하면 이 마지막 미션을 수행만 한다면 한 번에 경험과 지혜와 그리고 든든한 후원자를 얻는 셈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대학생활 111'을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 열정을 가지는 사람은 여름에 더욱 큰다고 한다.

이지현┃자연대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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