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과 6년 째 비밀연애 중이라오

성악과 6년 째 비밀연애 중이라오

성악과 6년 째 비밀연애 중이라오
우리학교 평생교육원서 체계적으로 성악 공부
인생 황혼기, 음악으로 인생 황금기 만들고파

현재 당신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무엇이 있는가? 무엇 때문에 심장이 뛰는가? 최우종(상대·회계) 교수의 바쁜 일과 속에는 항상 활기가 스며있다. 마음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는 성악이라는 연인 때문이다. 그는 6년 째 성악과 열애 중이다.
그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것에 익숙했다. 자연스럽게 성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여러 대회에 나갈 만큼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그 시절 성악가를 꿈꾸기도 했지만 대학진입을 앞두고 고민 끝에 성악을 포기하고 상경계열로 진학해 결국 교수가 됐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꿈은 오래도록 식지 않았고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됐다.
그럴 쯤 지난 2004년 최 교수는 평생교육원 성악 과목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한달음에 평생교육원의 문을 두드렸고 그때 소프라노 박양숙 교수와 인연을 맺고 현재까지 평생교육원에서 성악을 배우고 있다. 테너의 음역을 가지고 있는 최 교수에게 동료들은 ‘최바로티’ 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최 교수는 현재 평생교육원의 교육생들이 만든 ‘레인보우 성악연구회’의 일원으로서 1년에 한 두 번씩 연주회에 참여해 최바로티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회계와 성악이 매치가 잘 안 된다’는 기자의 물음에 최 교수는 “회계 전공이라고 주판만 두들겨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최 교수는 “회계와는 결혼을 했고, 성악과는 연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악을 업이 아닌 취미생활로 즐기다보니 본의 아니게 최 교수는 성악과 비밀 연애 하고 있다. 때문에 제자들도 최 교수가 최바로티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고.
지금까지 제자들에게도 들키지 않고 성악과 비밀연애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차’ 덕분이었다. 최 교수는 집이나 학교 등에서는 큰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어려워 대부분 본인의 차안에서 마음껏 노래 부르며 최바로티의 꿈을 키웠다.
그의 나이 올해로 61살. 최 교수의 변해 가는 얼굴에는 조금씩 세월이 느껴지지만 그의 목소리만은 여전히 20대 그대로다. 언제까지 노래를 부를 예정이시냐는 질문에 “아마추어에게 은퇴가 어디 있냐”며 질리기 전까지 평생 하고 싶단다. 평생 성악과 비밀 연애를 하겠다는 최 교수에게서 첫 사랑의 설렘을 느끼는 소년의 모습을 보았다.
장예슬 기자
jys815@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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