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는 스피치의 시대입니다

21C는 스피치의 시대입니다

21C는 스피치의 시대입니다
사비 털어 10여 개 반 모아 체육대회 개최
나이·학교 모두 다른 ‘십인십색’참가자
전북 스피치 선구자, 자신감으로 장애 극복

지난 15일 오전 10시, 전주교대 운동장에서 체육대회가 열렸다. 족구부터 줄다리기, 400m 계주 등 4가지 종목과 단합상, 응원상 등 각종 시상을 위한 트로피, 최대 10만원의 상금까지.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20대인 우리학교 학생들과 경쟁을 펼치는 상대는 다름 아닌 30∼50대 직장인. 모두 ‘스피치人 한마음 체육대회’에 참가한 우리학교 김양옥(종합인력개발원) 강사 제자들이란다.
우리학교에서 교양과목 토론과 면접실기를 가르치는 김 강사의 체육대회는 올해로 9번 째이다. 토론과 면접실기를 수강하는 우리학교 학생들 이외에도 우석대·군산대 평생교육원에서 그의 스피치 관련 과목 수강생들을 모아 체육대회를 연 것. 김 강사는 “스피치는 자기계발을 위한 학문인데 ‘인맥 형성’도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직장인 선배들을 보며 취업에 대한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체육대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첫 체육대회부터 지금까지 김 강사는 학생들에게 참가비를 받지 않았다. 장소비, 상금 등 각종 비용에서부터 학생들을 위한 점심, 음료수 등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또 체육대회를 위해 반장, 체육부장, 총무 등 임원진을 선출하기까지 하는 열정을 보였다.
10여개 학교를 묶어 진행하는 체육대회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삶은 평범하지 않다. 김 강사는 웅변과 스피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시설이 부족했던 1970년대에 웅변학원을 경영하는 등 전북에 스피치가 자리 잡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유치원, 미술학원, 지금의 스피치 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기관을 운영해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일주일에 13곳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스피치 특강, 기업 교육 등으로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김 강사는 장애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 역시 지체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김 강사는 “장애 때문에 철이 일찍 들었던 것 같다”며 “남보다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21C는 능력이 있어도 이를 잘 표현하는 사람이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시대”라며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말’을 가볍게 여겨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아 안쓰럽다”고 말했다. 또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스피치를 공부하는 것은 자기 발전을 이룩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적장에게 ‘하늘에서 잰 키는 누구보다 크다’고 말했다는 나폴레옹의 어록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C 프랑스에는 나폴레옹이 있었다면 21C 전북대에는 나폴레옹보다 더 다부지고 열정 넘치는 김양옥 강사가 있다. 그의 스피치에 대한 사랑과 끊임없는 도전은 나폴레옹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듯하다.
양수지 기자
ysj08@jbnu.ac.kr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