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스킨십에 놀라고 젊음에 취한다

◎ 건지벌 외국인들의 수다

외국인 유학생

스킨십에 놀라고 젊음에 취한다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약 천 백여명. 더 이상 이들 없는 건지벌은 상상할 수 없다. 이제 당당한 건지벌의 구성인으로써 어엿한 건지인이 된 그들. 과연 그들은 건지벌의 구성원으로써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이라면 좀 더 우리를 객관적으로 보고 있진 않을까. 전북대 신문에서는 지난 15일 누구보다 건지벌을 사랑한다는 외국인 유학생 3명을 초대해 그들이 보는 건지인, 건지벌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 베트남에서 온 왕눈이 아줌마
6개월 전, 화학을 전공한 남편을 따라 함께 건지벌에 와 우리학교에서 남편과 함께 공부도 하고 남편내조도 하는 29살 타안티수완(국어국문·석사1학기) 씨. 타안티수완 씨의 씩씩한 모습이 느껴지는 유난히 큰 눈은 넓은 캠퍼스를 구경하느라 베트남에서 보다 커졌다. 그리고 지금 친절한 한국 학생들 덕분에 건지벌에 정이 들어버렸다.
▲ 아프리카의 열정을 가진 열혈남아
2개월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는 케냐가 국적인 라곳(정치외교·석사1학기) 씨는 2개월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한국어 실력이 대단하다. 아직 모든 대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단어는 거의 이해한다. 게다가 “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에서 드넓은 아프리카의 매력을 보여줄 여행 회사를 차리고 싶다”고 밝힌 미래의 케냐를 이끌어갈 열혈청년이기도 하다.
▲ 공포의 대상이었던 키다리 아가씨
중국 길림성에서 우리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온 지 1년이 넘은 채택우(국어국문·07) 씨는 좌담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이를 계속 웃게 만드는 입담꾼이었다. 170cm이 넘는 큰 키가 무색할 정도로 장난기가 어려있는 그녀의 대답은 매번 좌담장소를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유난히 큰 키 때문에 룸메이트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단다. 그리고는“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으로 중국인 유학생 전체를 매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고 말했다

소극적 참여 아쉽고 거리스킨십 놀라워
기자: 우리학교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어떤 모습인가? 수업시간 분위기, 교수님 반응, 과제나 시험, 엠티나 체육대회, 동아리, 대동제 등등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에 대해 말해달라.
타안티수완(이하 타): 수업시간 교수님들은 학생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하라며 다그치신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수님의 말을 냉정하게 외면한다. 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베트남에서는 대부분의 시험이 구술형식이어서 말을 하지 못하면 좋은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구술시험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베트남은 6개월이 한 학기고 나머지 6개월은 방학이어서 시험은 한번이 전부다. 시험을 일년에 4번이나 봐서 힘들고 처음에는 진짜 적응이 안됐는데 이젠 익숙하다. 얼마 전에는 축제를 하더라. 화려하고 재미있었지만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뒤처리도 하지 않는 것에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채택우(이하 채): 나도 대동제 너무 재밌었다. 이런 큰 규모의 축제와 가수 초청은 중국에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아리 활동도 정말 놀랍다. 나도 중국에서 춤을 추는 동아리에 가입을 하긴 했지만 한 학기에 겨우 1∼2번 정도만 모임을 가져 실력이 없다. 하지만 여기는 댄스, 노래, 전시, 공부 등 분야도 다양하고 실력도 수준 급이다. 기회가 있다면 댄스동아리에 가입하고 싶다.
라곳(이하 라): 대동제에 직접 참여하진 못했지만 축제기간 동안 가장 놀라웠던 것은 거리낌없이 스킨십하는 커플이었다. 아프리카에선 결혼도 하지 않고 남녀가 살을 맞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요즘은 손은 잡고 다닐 수 있지만 어깨동무를 하거나 직접적인 스킨십을 하면 어른들에게 혼난다. 그래서 학생들이 스킨십에 자유로운 것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자연스럽고 보기 좋은 것 같다.

취업위한 고군분투 대단하고 안쓰럽다
기자: 지금 건지인들의 최고의 관심은 취업이다. 취업동아리부터 취업스터디, 특강, 각종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등 모든 것이 취업과 관련돼 있다. 각 나라에서는 어떤가. 그리고 지금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채: 아까도 말했듯이 이 곳은 동아리가 정말 다양하다. 그래도 취업을 위한 취업동아리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이곳 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나 봉사를 하는데 사회경험을 익히고 좋은 직장을 구하는데 유용할 것 같다. 나는 자취를 하는데 새벽 5시까지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아마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분주하게 스펙을 쌓느라 소리가 나는 것 같다.(웃음)
라: 케냐에서도 직업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청년들이 많다. 한국에서도 부유하지 않으면 취직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들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직업도 살 수 있지만 가난하면 뛰어난 능력이 필수다. 이곳 학생들이나 케냐학생들이나 직장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이 열성적이면서도 안쓰럽다.
타: 나는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다. 주변에 있는 전북대 학생들도 그런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라: 케냐에서는 하루 아르바이트로 1달러를 채 벌지 못한다. 대게 하루 아르바이트로 하루 먹을 양식을 구한다. 반면 이 곳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취업을 위한 스펙도 쌓고 수입도 괜찮을 것 같아 부럽다.

즐길 줄 아는 건지인 하지만 적당히
기자: 대동제가 인상깊었다니……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술이다. 분수대 주변에서 노상을 하는 학생들도 있고 주막도 있었다. 어땠나?
채: 대동제 때 분수대에서 노상하는 것을 처음 봤다. 익숙한 모습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였는데 다들 즐거워 보였다. 중국 술은 대게 50도가 넘어가는데 한국 술은 도수도 약해서 마시기 좋다. 또 여기 학생들은 신나게 노는 방법을 아는 것 같다.
타: 친목을 다지는 술자리는 좋지만 학생들은 음주를 너무 과도하게 하는 것 같다. 술은 흥을 돋구기 위한 것인데 술 마시기가 목적이 된 것 같다.
라: 나도 한국인들은 술자리에서 너무 경쟁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 같다. 케냐에서는 노상이라는 것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조금 예의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 부정적으로 생각한 적도 있는데 이젠 한국의 문화 중 하나로 이해된다. 또 술자리에서 존댓말을 쓰면서 선배를 공경하는 모습을 본 적 있는데 신기했다. 존댓말 사용하는 것 굉장히 어려운데 흐트러질 수 있는 술자리에서도 엄격하게 선후배 관계가 나타나는 것 같다.
진행 김선희·민지수 기자
정리 민지수 기자
mjs@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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