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침몰원인에 수많은 억측들이 난무했고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나 또한 천안함이 가라앉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하기를 기도했었다.
지난 2달 동안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두고 어뢰설, 좌초설, 미국잠수함 충돌설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됐다. 그러던 중 지난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이 북한에 의한 어뢰공격으로 결론을 지었다. 합조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300t급)이 공해 수중으로 우회해 잡입한 뒤 천안함을 타격하고 현장을 이탈해 되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로 어뢰 파편의 일부를 공개했지만 국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가 일어난 3월 하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키 리졸브)이 진행되고 있었다. 만약 침몰사고의 원인이 북한 잠수정에 있다면 그것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우리나라 안보시스템의 문제이거나 북한 잠수정이 수중음파탐지기에도 발견되지 않는 즉 홍길동 잠수정이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합조단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로 쌍끌이 어선이 찾아낸 어뢰 파편을 제시했지만 증거 또한 의문투성이다.
합조단의 발표에 따르면 어뢰 추진부 안쪽에 ‘1번’이라는 파란색 글씨가 발견됐는데 북한에서 어뢰를 제조할 때 표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북한전문가들은 살상용무기에 표식을 감추는 것이 일반적이고 번(番)은 일본식 한자어로 북한은 통상 1호, 2호와 같이 호(號)로 순서를 매기기 때문에 이번 표기는 생소하거나 의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합조단의 발표에 한 네티즌은  파란색 펜으로 ‘1번’이라고 적은 아이폰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이것도 북한산이냐’며 비웃기도 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사건 당시 교신·항적기록과 TOD(열영상감지장치)영상은 사고발생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다. 국방부는 이러한 자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은 은폐된 TOD영상을 본 함참관계자의 직위와 이름까지 알고있다며 국회에서 밝히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천안함 침몰 원인의 중요한 증거가 되어야 할 자료들을 국방부에서 은폐한 것이 된다.
대북 강경책을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는 이번 합조단의 보고서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응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침몰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북한에 대한 응징만을 생각하고 있는 현 정부. 한 달 넘게 침몰사고의 진위를 조사한 합조단의 발표에 대해 의문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일이 우선되어야할 것이다.
박승훈┃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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