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우정 김아롬·아유미 씨
한국과 일본, 서로의 언어와 문화 배우기
스터디 여행 등 공통 관심사로 우정 쌓아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던 지난 7일,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대화하며 여고생처럼 맑게 웃는 두 소녀를 만났다. 국가도, 나이도, 덧붙여 전공도 다른 김아롬(경영·08)씨와 아유미(국문·08)씨가 둘도 없는 깊은 우정을 키운 비결은 무엇일까?

아롬 씨와 아유미 씨는 지난해 3월, 일본어 스터디 모임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다. 첫 모임에서 지각을 한 아유미 씨에게 아롬 씨가 전화를 한 것이 인연의 시작. 아유미 씨는 “처음 전화통화를 했을 때 일본어 실력이 뛰어나 일본인인줄 알았다”며 “실제로 보니 한국인이어서 깜짝 놀랐다” 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녀들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90년 생인 아롬 씨와 86년 생인 아유미 씨는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차이. 적지 않은 나이 차이로 서로 다가가기 힘들었을 법한데, 첫 만남 일주일 후 말을 놓는 등 그녀들은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더 친밀한 사이로 발전해갔다. 이는 어른스러운 아롬 씨와 소탈한 아유미 씨의 성격이 조화를 이뤄 얻어낸 결과물. 아롬 씨는 “아유미는 나이가 많아도 내색 없이 넓은 배려심으로 상대방을 대한다”고 귀띔한다.

지난해 7월, 여름방학기간이지만 그녀들은 일본에서 다시 만났다. 나고야에서 열린 축제에서 아롬 씨와 아유미 씨는 일본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차려입고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그곳에서 아유미 씨는 낯선 일본에 온 아롬 씨에게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아유미 씨는 "한국에서는 한국생활에 적응하는데 아롬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일본에서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도 무궁무진하다. 한번은 아롬 씨가 드라마 대장금 OST인 '오나라'를 흥얼거렸는데, 아유미 씨가 깜짝 놀라며 코를 킁킁거리더란다. 알고 보니 오나라는 일본에서 '방귀'와 같은 발음이라고. 또 음식을 개인이 덜어먹는 일본 음식문화와 달리 찌개를 함께 떠먹는 한국 음식문화에 대해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아유미 씨, 지금은 제일 먼저 숟가락을 옮겨다 놓는단다.
지짐이와 불고기를 좋아하는 그녀들은 요즘 맛집 탐방에 푹 빠져있다. 맛의 고향 전주에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맛집을 찾아다닐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맛을 찾아낼 때마다 진귀한 보물을 손에 넣은 것 같다"고 그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잡지에 소개된 한국어의 매력에 빠져 우리학교 국문과에 입학한 아유미 씨가 관심 있는 전공 분야는 국어학이다. 한국어를 공부할 때 옆에서 가장 힘이 되어주는 선생님은 당연히 아롬 씨. 일본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아롬씨에게도 유미 씨는 생활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배울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다.

지금도 서로의 생각을 보다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사전을 열심히 찾아본다는 아롬 씨와 아유미 씨.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는 말이 이제 그녀들 앞에서는 이렇게 바뀐다. "우정에는 국경도, 나이도, 전공도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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