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조지훈(정밀기계·02년 졸)씨

Never Ending ‘Film’ Love story

Never Ending ‘Film’ Love story
자봉·스텝 거쳐 프로그래머로 입성
세계 각국 영화제 출장 행복한 고민

지난 7일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총 273회 상영 영화 중 157회 매진하면서 83.4%라는 역대 최고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저예산 독립영화와 실험적인 예술 영화에서부터 대중적인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골고루 선정돼 영화제의 상영작들을 선정하는 프로그래머들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그 프로그래머들 핵심엔 제 1회 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부터 시작해 국제영화제 10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조지훈(정밀기계·02년 졸) 씨가 있었다. 그의 삶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훈 씨는 대학 때부터 영화에 푹 빠져서 영화 비평 전문지를 읽고, 영화 관련 스터디도 하며 문화센터의 영화 강의를 들었다. 지난 2000년, 졸업을 앞두고 전주에 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JIFF지기 자원봉사자를 지원해 전주국제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영화와 영화제의 매력에 빠져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회 때부터는 홍보팀 스텝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프로그램팀장을 거쳐 프로그래머라는 영화제의 핵심적 위치까지 오르게 했다.
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에 상영되는 모든 영화를 선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지훈 씨는 영화제 이외의 기간에는 베니스, 칸, 베를린 등 다양한 영화제를 다니며 영화를 보고 전주국제영화제에 맞는 영화들을 기획해왔다. 그는 “해외 출장도 많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이 직업이라 ‘팔자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며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1천500여 편 정도의 영화를 봐야해 벅찰 때가 있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지훈 씨의 해외 출장은 매일 숙소와 극장만 오가며,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에 6∼7편의 영화를 보는 것이 주 업무이다. 때문에 강인한 체력은 이 일의 필수조건. 단순히 영화를 즐기는 차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예술로 생각하고 영화 속 수많은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그는 “영화와 전혀 관련이 없는 공대출신이라 처음에는 무조건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와 관련된 글들을 수시로 읽으면서 영화에 대해 공부했다”며 “지금도 매년 치러지는 영화제를 통해 배워가는 중”이라며 열정을 불태웠다.
관객들이 즐겁게 웃으며 극장을 나가는 모습을 볼 때, 영화제 기간 감독과 관객들이 밤 12시가 넘어가는데도 영화에 대해 뜨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때 프로그래머로써 짜릿함을 느낀다는 지훈 씨. ‘창작자와 관객과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고 일반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지훈 씨가 프로그래밍하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이다.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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