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를 통해 방영된 ‘북극의 눈물’은 바쁜 일상에 빠져 사는 우리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북극곰이 우리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주인공인 듯 했지만 곰곰이 곱씹어 보면 이것은 비단 곰의 문제가 아니었다. 빙하가 녹아가면서 곰의 삶의 터전을 잃어 방황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크게 다가오지만 곰과 처지가 같은 것들이 많다.
얼음 덩어리들이 녹아 없어지면 새우가 없어지고 새우를 먹고사는 고래도 먹이를 잃게 되며, 순록들도 땅 속 빙하가 녹아 물기가 없어 이끼가 자라지 않아 더 이상 삶의 터전을 가질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인간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이다.
북극의 눈물은 비단 북극의 문제를 한정하여 말하고 있지 않다. 우리의 삶의 터전이 그렇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허물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도 잘 알다시피 인류문명의 발달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자원의 변화로 바꿔 말해도 되는 듯싶다. 인류는 끊임없이 자신들의 편리와 이익, 그리고 좀 더 힘을 주는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았고 그로 인해 많은 수혜를 받은 바 있다. 우리가 이렇게 우리들의 욕망을 한껏 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갖은 노력을 다하는 동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은 부지불식간에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었다. 이제는 더는 이 재앙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이제 그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맘껏 자신들의 이익을 충족해왔던 선진국들이 나빠져 가는 지구환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선진국들이 주 회원으로 구성되어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것은 다행이다. 이제는 개발을 하더라도 지구적인 관심을 가지고 할 수밖에 없다. 각 나라별로 현재까지는 신 재생에너지 자원을 생산하는데는 효율성이 기존의 에너지원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정한 지원을 해서라도 일정한 양을 친환경적인 에너지자원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우리도 이 같은 배경으로 신 재생 에너지 중 하나인 풍력에너지자원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바람난 사람이라는 주위의 조소를 감내하면서 오로지 풍력에너지 자원 개발하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10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열매를 거둬 가는 시점이 된 것이 보람이지만 무엇보다 이 길만이 우리 지구를 살리는 일이며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는 선조가 되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쏟은 것이다.
각 나라별로 3년 전부터 선진국들이 신재생에너지 자원 생산을 위해 힘을 쏟게 되고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건 이상 모두가 나서 풍력에너지 자원개발에 가세하고 있어 필자는 한편 마음이 든든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쩐지 가슴한편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 누구보다 앞서 풍력에 뛰어 들었음에도 풍력으로 보자면 우리 대학의 위상이 필자의 마음에는 많이 부족하다.
이제 풍력은 국가적인 관심을 갖는 큰 사업이 되었고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발 빠르게 우리 대학에서도 마음을 모으고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이 서해안 시대의 거점대학으로서 위상을 갖게 되는 시점은 필자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구성원 대부분이 신 재생 에너지학과를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게 되는 날이 된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학만이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될 것이다. 전북대 신 재생에너지 과가 세계 속에서 부각되지 않는 한 세계 100대 대학이라는 우리의 슬로건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이 될 것이다.


김동룡┃공대·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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