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인의 건강 책임지는 보건진료소 직원들

‘사랑·정성’가득 든 약 처방해 드려요

‘사랑·정성’가득 든 약 처방해 드려요


무료진료 및 약 조제 ‘단골손님’ 다수
치과·산부인과·피부과 등 원스톱 진료
외국인 유학생 이용 多…더 잘해 주고파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취하면서 가장 서러울 때를 조사했다. 1위는 바로 ‘돈 떨어지고 아플 때’. 용돈도 바닥났는데 아프기까지 하면 밥은 고사하고 청소도 하기 싫고 빨래도 산더미처럼 쌓이기 마련이다. 건지인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후생관 2층에 자리한 진료보건소(이하 보건소)를 추천한다.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치료와 약 조제 모두 무료다.
우리학교 보건소는 지난 1969년부터 41년 동안 건지인의 건강을 챙겨왔다. 지난 1월에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후생관 2층으로 이전해 더 넓고 쾌적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현재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1명, 방사선사 1명으로 운영되는 보건소는 감기, 소화불량 등 일반 내과 진료에서부터 치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각종 초음파 및 엑스레이 검사가 가능하다.
보건소가 도서관 및 공대학생 등 유동인구가 많은 후생관으로 이전되면서 찾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다. 학생은 물론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교직원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교수 등 다양한 구성원이 이용한다. 환절기에는 하루에 100명 이상의 내방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곳의 진료는 대학병원을 퇴직한 산부인과, 내과 등 4명의 전문의들이 맡고 있다.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이나 충치 등 각종 검사를 받으러오는 ‘단골 손님’도 생겼다.
보건소 이용 학생들 중에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방문이 많다.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 때문에 찾는 학생도 있지만 가끔 수술이나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이 오는 경우도 있다. 보건소 이수진 씨는 “언젠가 한 몽골여학생이 온몸에 여드름처럼 곪은 상처의 정도가 심해 피부가 괴사할 정도였지만 3개월 가량 치료를 받아 말끔해졌다”며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서 타지에서 고생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걱정스럽고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20년 간 이곳에서 근무한 보건소 최외자 실장은 한창 데모가 많던 80년대에 최루탄과 각종 물건에 얼굴을 맞아 눈물, 콧물에 피까지 나는 학생들 치료에서부터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의 생리통 약을 타러 오는 요즘 내방객까지 모두 겪어온 보건소의 산 증인이다. 최 씨는 그녀의 딸 또한 대학생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생리통 때문에 잘 걷지도 못해 기절 직전에 온 여학생들을 볼 때마다 자신의 딸 같이 생각되어 너무나도 안타깝단다.
가끔 인터넷 게시판에 칭찬보다 서운하거나 불편했던 점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 올 때면 한편으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최외자 씨는 “치료를 받고 좋아진 학생들이 보건소에 와서 고맙다고 음료수를 놓고 가기도 한다”며 “보건소의 서비스 덕에 ‘우리학교가 좋아 졌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기쁘다”라고 전했다.
오늘도 보건소 식구들은 환자가 아닌 ‘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김선희 기자
ksh107@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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