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어 무료강의하는 전제성(사회대·정치외교) 교수

‘슬라맛 빠기’ selamat pagi 인도네시아어 배워요

‘슬라맛 빠기’ selamat pagi 인도네시아어 배워요


다문화적 현상 대비 및 대외적 중요성
재학생 10명과 주 1회 2시간 수업 진행
문법 및 관용적 표현 설명…어려움 토로

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인도네시아를 쓰고 엔터를 쳤다. 관련검색어는 발리, 지진, 여행, 쓰나미. 우리들에겐 여행과 잦은 자연재해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지난 2007년부터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쳐 온 전제성(사회대·정치외교) 교수를 만나 인도네시아 이야기를 들었다.
전 교수는 4년 전 우리학교에 부임하자마자 학생들에게 수업 외 시간을 쪼개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쳐 왔다. 인도네시아 정치 전공으로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맺은 전 교수는 학생들에게 그곳의 정치뿐만 아니라 언어도 가르치고 싶었다. 이를 통해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학생들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세계를 품에 안을 수 있는 마음을 심어주고자 함이다.
인도네시아어는 문법이 간단하고 시제변화, 복수형 등이 없고 쉬워 말레이, 동티모르,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 교수는 인도네시아어가 외국인 노동자 및 국제결혼 등으로 학생들이 마주하게 될 다문화적 현상을 슬기롭게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수업에 더욱 열의를 다한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최대 군도국가, 세계 4위의 인구 수,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리상의 특성 등으로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 교수는 일주일에 한번 2시간씩 인도네시아어 수업을 진행한다. 올해로 4년째 수업을 하다보니 2년 정도 꾸준히 배워온 학생들은 이제 인사말을 넘어 문장구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꾸준히 배워온 학생들이 처음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먼저 2시간정도 지도해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와준단다. 수업이 끝난 후 10여명의 학생들과 저녁도 먹고 인도네시아에 대한 이야기도 하다보니 학생들 사이 우정이 돈독해 지는 것은 물론 전 교수와 학생들의 관계도 일반 사제간 보다 훨씬 끈끈하다.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전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자료도 빌려가고 질문도 하고 간식을 사와 함께 먹기도 한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전 교수의 주도로 학생들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해외봉사도 다녀왔다.
성장하는 학생들을 보는 즐거움이 크기는 하지만 전 교수에게 애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를 전공하는 전 교수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원이나 관용적 표현 같은 것은 전 교수도 어려워 수업 전 공부 및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전 교수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 인도네시아어 노래를 들려주거나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노래를 연습하고 동영상을 찾는데 며칠씩 걸리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전 교수는 “올해 우리학교로 유학온 인도네시아 학생 3명과 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어반 학생들에게 회화를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할 예정 ”이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인다.
그런 그에게 이번 학기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났다. 정치학에만 개설돼 있었던 동남아 관련 강의가 이번 학기에 역사학과 인류학에도 개설된 것이다. ‘지역연구’의 기본인 세 분야 모두에 동남아 관련 강의가 개설된 학교는 우리학교가 유일하기에 강의를 개설한 교수를 찾아가 인사를 했을 정도. 전 교수는 “이제 우리학교에 동남아 ‘지역연구’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자기 일에만 안주하지 않고 학자로서, 스승으로서의 열정을 보여주는 전 교수의 인도네시아어 수업의 무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선희 기자
ksh107@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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