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짇날 특집

오메, 꽃물 들것네!


제비 오는 삼짇날 봄기운 싣고 성큼
세시풍속 화전 … 맛도 영양도 만점

봄맞이 왔어요



건지벌에 눈이 내린다. 하얀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가 꽃눈이 되어 내린다. 마냥 게을러지고 싶은 이 봄,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와 둥지를 튼다는 삼짇날(음력 3월 3일, 오는 16일)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삼짇날 우리 지역에서는 예부터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보고 점을 쳐 운을 살피기도 하고 여자들은 머리를 감으며 머리카락을 다듬기도 했다. 특히 봄꽃인 진달래 등 만개한 꽃으로 화전을 만드는 것이 유명하다. 만물이 형형색색 물들고 동풍이 솔솔 우리네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4월엔 화전놀이 나가 봄의 사치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봄맞이 왔어요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17일에도 삼짇날 행사를 개최한다. 전통문화센터 놀이마당에서 화단을 만들어 노랑나비와 호랑나비를 풀어놓고 화전 부치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나비점은 삼짇날부터 보이기 시작한 나비를 보고 점을 치는 것으로 호랑나비나 노랑나비를 먼저 보면 길조(吉兆)로 여기고 흰나비를 먼저 보면 흉조(凶兆)로 여긴다. 매년 가족단위 방문객들과 외국인, 대학생들이 삼짇날 전통문화센터를 찾아 길흉을 점치고 한 해의 복을 염원하며 봄맞이를 즐긴다.
전통문화센터 문화사업팀 유성우 부팀장은 “지난해에는 함평 나비축제에서 직접 노랑나비와 호랑나비를 공수해와 화단을 꾸몄다”며 “이번 삼짇날 축제에는 지난해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화단을 더욱 크게 꾸며 봄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짇날의 가장 큰 백미는 둥글고 조그맣게 전을 부쳐 꽃으로 장식한 ‘화전’, 녹두가루와 진달래꽃을 섞고 반죽해 오미자국에 꿀을 타서 만드는 ‘화면’, 진달래 꽃잎에 녹말가루를 묻혀 꿀을 탄 오미자즙에 살짝 얹는 ‘화채’ 등 갖가지 전통음식이다. 유성우 부팀장은 이번 화전 부치기 행사는 반죽과 진달래 꽃잎 재료를 예년에 비해 넉넉히 준비해 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란다.
금강산도 식후경


화전은 찹쌀을 지져서 만드는 떡 중에 하나다. 먹거리가 많은 전주와 같은 경우에는 특색 있는 화려한 화전도 많다. 제비꽃, 팬지, 장미, 국화 등 여러 꽃을 이용해 화전을 해먹는다. 흔히 알고 있는 ‘진달래 화전’은 봄철 많이 나는 식용 작물을 이용해 만드는 기본적인 화전 중 하나. 진달래의 꽃술만 빼고 찹쌀 반죽 위에 살짝 얹어 부치면 완성이다. 이 같은 화전에 견과류나 야채를 채 썰어 볶아 꽃잎과 함께 부치면 영양만점 전통 건강음식이라고.
지난 해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개최한 삼짇날 축제에서 가장 빛났던 화전 만들기 행사는 미리 준비한 반죽이 금세 동나 기다리던 시민들이 화전을 만들어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리며 아쉬워했단다. 화전은 엄마 손잡고 온 어린이부터 외국인, 젊은 커플들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행사보다도 인기만점이다. 전통문화센터에서 조리 체험을 담당하는 김용숙 강사는 “삼짇날 행사는 현대인들은 모르는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며 “대학생들이 화전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나면 훨씬 더 맛있고 세계적인 화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지수 기자
mjs@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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