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민족 감정 영화로 분출
최초의 영화 시상식 전주에서 개최
전우치․그림자 살인 등 촬영 무대

구겐하임 미술관을 중심으로 도시전체를 문화공간화 시킨 스페인 빌바오, 역사적 상처가 문화상품이 된 프랑스의 퓌뒤푸 등은 모두 문화가 도시민 삶의 동력이 되고 있는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들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문화적 가치와 삶이 보장되는 시대에서 문화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발전의 핵이 되는 시대의 도래를 암시하고 있다.

전주는 전통의 한옥, 소리 등과 현재와 미래의 영화영상 등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들을 활용해 창조적 문화도시 전주 브랜드 세계화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북도의 영화역사를 살펴보면 전주에서의 영화가 한국영화산업에 있어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민족감정의 분출구를 영화, 연극으로 승화시키려는 몸부림이 움트기 시작했다. 전주에서는 해방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전북 최초의 영화가 군산에서 제작돼 향토 영화의 효시를 이뤘다. 당시 군산신문 편집국장이자 일본대학 영화과를 나온 이만홍이 <끊어진 항로>라는 16mm영화를 만들어냈고, 1951년 아일영화사의 <애정산맥>을 시작으로 전북에서의 영화 제작은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탁류>는 배우 최무룡이 처음 데뷔한 작품으로 한국영화계의 거성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한국영화사의 대표작인 35mm <피아골>이 1955년 이강천 감독에 의해 전주를 중심으로 완성됨으로서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 또한 1957년 한국 최초의 16mm 칼라영화인 <선화공주>가 제작되었고, 1959년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인 󰡐제 1회 전북영화상󰡑이 전주에서 개최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대종상 영화제보다 3년 앞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선화공주> 제작 이후 전북영화계는 중앙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여 <백치아다다>, <사랑> 등 한국 영화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도 불구하고 지역 영화인들의 중앙 진출로 인해 전라북도에서 영화 제작은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1994년 전라북도는 전국에서 가장먼저 전주에 영상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제 15회 대통령 월례보고󰡑를 통해 전주를 자동차․영상산업을 지역 특성화 사업으로 육성할 것을 제시함으로써 전주가 영상산업 특성화 최적지로 지목되기도 하였지만 무산되면서 전주에서 영화영상산업은 뒤로 미뤄야 했다.

전주에서 영화영상은 지난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개최함으로서 영화도시 전주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과거 영화 제작사들이 몰려 있었던 영화의 거리 인근에 영화상영관을 중심으로 영화의 거리를 복원해 역사성과 구도심 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확보하여 넓은 매니아 층을 형성하여 국내에서 두 번째 가는 영화제로 성장하였고, 축제로써 시민들과 밀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사랑 받는 영화제로 자리 매김 하였다.

2001년에 설립된 전주영상위원회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영화촬영을 전주로 유치하기 위해 로케이션 영화촬영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지역 영화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양성을 위한 영화제작 프로그램인 인큐베이션사업, 현장기술교육사업,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한 영화현장 인턴쉽 등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을 진행해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전주에서는 매년 40여편이 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이 촬영됐다.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실미도> 등 국민들에게 사랑 받았던 많은 영화들이 세월의 무게만큼 전주에 숨어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모습들을 스크린 속으로 옮겨왔다. 영화, 드라마 촬영시 전주와 전북에서 사용하는 경제효과만도 매년 80여 억 원 이상 발생할 정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줘 영화영상산업이 더 이상 다른 정책의 장식품이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영화촬영이 많아지면서 영화인들은 전주가 󰡐촬영하기 좋은 도시󰡑에서 󰡐제작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길 원했으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기반의 영화산업을 위해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와  전주영화제작소 를 건립했으며, 음향마스터링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국내 지자체 최초로 실내스튜디오와 야외세트장을 겸비한 촬영소로 그동안 <쌍화점>, <그림자 살인>, <전우치> 등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 촬영이 이뤄졌다.

2009년 5월에 개관한 전주영화제작소는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곳으로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영화제작소 내 독립영화관은 영화상영이 어려운 독립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주고 있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전주에서 영화는 문화가 경제화 되고 동시에 경제가 문화가 되는 도시, 지역 문화자산들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화와 관광산업으로 열매를 맺어 문화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지역 문화콘텐츠가 세계적 킬러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는 문화씨앗으로서 전주가 진정한 창조적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갈 것이다.

정진욱┃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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