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다양한 관점 위해 클로징 멘트
중앙집권 및 재벌위주로 언론 퇴색돼
현 정부의 언론 장악 해결 방안 시급

MB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영방송 사장 교체, 유력 신문들의 현직 대통령 독도발언 침묵 등 언론계에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현 정부의 언론 장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며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언론의 현재 모습과 진정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 촌철살인 같은 클로징 멘트로 우리의 가려운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던 신경민 기자를 만났다. <엮은이 밝힘>

Q. 얼마 전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현 정부가 언론을 90% 장악을 했다고 하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다. 현 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MB정부의 언론에 대한 입장은 불리한 뉴스보다는 정부에 유리한 뉴스를 강요하는 체제이다. 예를 들어 MB의 독도발언 사건이 있었는데 보도 담당자가 사건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를 통해 정부가 언론을 얼마나 장악했는지, 얼마나 언론이 국민들에게 감추는 것이 많은지 알 수 있다. 그러한 체제 하에 내가 했던 클로징 멘트가 정부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내가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을 막는 정부의 입장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Q. 신경민 앵커 하면 촌철살인 같은 클로징 멘트가 생각난다. 멘트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A. 여러 가지 케이스로 클로징 멘트를 시도했다. 편집 도중 뉴스거리에서 빠졌거나 국민들과 언론의 반응이 어떻든 간에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사건의 다양한 관점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클로징 멘트를 시작했다. 가장 구설수에 올랐던 보신각 사건 클로징 멘트를 예로 들자면 지난해 1월 1일 KBS 뉴스는 새해를 축하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실제 보신각 한편에서는 경찰이 평화롭게 시위하는 국민들을 강제로 진압하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다루기 꺼려한 사건이었지만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다뤘다. 클로징 멘트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진정한 언론인으로서의 외침이었다.

Q. MBC 뉴스데스크 앵커생활을 하며 경험하고 느낀 점을 책으로 출간했는데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A. 책을 통해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의 사건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하고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하는지 모른다. 책에는 내가 뉴스를 보도하면서 느낀 경험과 평소 우리 사회에 대해 갖고있던 견해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어느 분야든지 ‘상식’과 ‘합리’는 존재하기에 국민들에게 이들의 존재와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다. 또한 클로징 멘트로 인해 앵커자리를 물러났지만 책을 통해 멘트의 부연 설명과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담았다.
Q. 올바른 가치와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퇴색된 원인은 무엇인가?
A. 우리나라는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대에 급속도로 경제가 발전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이 현재 우리 사회가 갖고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만들어냈다. 경제 성장 평가 지표에는 국가의 전체적인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는 매크로한 부분과 국민들의 개인적인 성장률을 보는 마이크로한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경제성장률만 따지고 보면 선진국 못지 않게 성공적인데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청년실업자는 늘어나고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또한 중앙집권화와 재벌 위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언론을 장악해 권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사회 시스템이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야기 시킬 뿐 아니라 언론의 역할도 퇴색시키고 있다.

Q. 많은 국민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언론은 국민들을 향해 진실된 보도를 하고 있나?
A. 모든 언론 매체들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수많은 보도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알고 보면 보도되는 사실들 속에는 진실이 담겨 있지 않는 뉴스들이 많다. 언론의 역할은 여러 가지 사실 중에서 진실이 담겨있는 사실을 찾아내고 판단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를 ‘저널리즘 정신’이라고 부르고 싶다. 같은 내용의 보도라도 어떤 신문은 1면에 크게, 또 다른 신문은 5면에 작게 실었다고 예를 들어보자. 각각의 신문을 보는 국민들은 기사의 중요도를 서로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언론의 보도는 국민들의 가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정확한 가치 판단 능력을 갖고 진실이 담긴 사실을 찾아 보도해야한다.

Q. 언론을 비롯한 사회부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현 정부의 정책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이 언제 해결될 지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체제들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나타나야 한다. 현재 정부는 능력 유무와 상관없이 고향, 학교, 인연 등에 따라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인연으로 이끌어 지는 것보단 인재육성 등용 시스템 개발에 힘써 훌륭한 사람들을 배출해 우리나라를 발전 시켜야 한다.

Q. 미래에 우리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대학생들에게 당부한다면?
A.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으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당부할 부분은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잘 구분하길 바라는 것이다. 사회 체제를 나타내는 공적인 큰그릇이 있다면 개개인의 삶은 그릇에 담겨 있는 내용물로 비유할 수 있다. 이렇듯 공적인 요소와 사적인 요소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시스템이 잘못되면 개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의 문제는 나와 관련 없는 문제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으려 노력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