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도 힘든 상황인데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생각할 겨를 없어요”.
한 기자가 취업준비생에게 6·25전쟁에 대해 묻자 되돌아온 답변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중 4명이 6·25전쟁 발발한 연도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10명중 6명이 모른다고 대답했을 정도라고 하니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과 독도를 둘러싼 논쟁과 중국의 동북공정 등 첨예한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국민과 학생들이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동북공정이 무엇인지 알기는커녕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기본상식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국민들의 역사의식은 희미해지고 역사왜곡에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모르는 듯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009 개정교육과정 시안’에서 국사과목을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환해버렸다. 내년부터 시행될 교육과정에 따르면 아예 한국사를 배우지 않아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에게 TV에서 나오는 사극이 마치 사실인 양 비춰질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가 왜 중요하고 꼭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삶의 교훈을 얻고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현재의 삶을 올바르게 통찰하고 미래를 살아가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학문이다. 또한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히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함양과 서로에 대한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역사를 배워야 한다.
둘째는 지식과 학문의 기초로써 역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학교에 개설된 강의를 봐도 미술사, 외교사처럼 거의 모든 학문분야에서 역사는 빠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학문의 기초로 시공간 속에 복잡하게 뒤얽힌 역사를 분석하면서 정확히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사건들에 관련된 문제로 인류사회의 경험에 근거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사건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할 것인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싶다는 일본총리에게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암묵적으로 허용했던 현직 대통령, 마루타 실험으로 유명한 일본의 세균전 부대 731부대를 항일독립군으로 잘못 알고 있는 현직 국무총리를 지켜봐야 하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세에 이 같은 지도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역사교육은 계속되어야 한다.
박승훈┃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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