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비 포함해 최저 임금선 겨우 상회
제한된 인력에 건물만 늘어‘설상가상’

우리학교의 아침을 여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새벽부터 출근해 오물, 쓰레기 등 우리학교에서 나오는 더러운 것들을 말끔히 청소해주는 미화원이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우리학교에서 미화원으로 살아가기가 녹록치 않다. 임금은 적고 노동 강도는 갈수록 거세지기 때문. 전북대신문사에서는 학내 곳곳에서 활동 중인 열두 명의 미화원을 만나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우리학교 미화원 현황
우리학교 미화원은 익산 캠퍼스를 포함해 기성회 정규직과 용역업체에 소속된 약 1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들은 주로 건물 단위로 청소구역을 나눠 캠퍼스부터 화장실까지 우리학교의 대부분을 맡아서 청소한다. 미화원의 정규 노동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그러나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오전 노동을 끝내놓기 위해 대부분 오전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월요일 같이 일이 많은 날은 휴식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일거리가 없는 날은 더 쉬기도 한다. 그들에게 한 달 중식비 5만 원이 지급되지만 형편 상 교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대부분 도시락을 싸오거나 당직실에서 점심을 지어먹는다.
용역업체에 소속된 이들의 월급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많다. 여직원의 경우 중식비를 포함해 3년 미만은 약 83만원, 3년 이상은 89만원 정도 지급된다.

▲신축은 계속되는데 인력은 줄고…
용역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최근 몇 년간 우리학교 미화원의 총 인원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퇴직 시 바로 인력을 보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미화원들이 체감하는 인력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인원은 제한돼 있는 반면 신축 및 증축이 많아지면서 일의 양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일부 미화원은 청소가 주 업무임에도 근무처의 행정문서를 수발하는 등 그 외의 일까지 맡게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우리학교에 통합경비시스템이 들어오면서 학내에 있던 80여 명의 경비가 해직된 것도 미화원 업무의 가중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각 단대에서 여자 미화원이 하기 힘든 일들을 경비원들이 도왔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A 씨는 “여성의 신체 구조상 하기 힘든 일들이 종종 있지만 도움을 청할 남자직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구성원들이 무시하는 태도에 상처
엄밀히 우리학교 미화원은 두 부류로 나뉜다. 본부 기성회의 정규직 직원이거나, 혹은 용역업체에 속한 직원으로 분류된다. 같은 일을 하는 그들이지만 임금은 2배정도 차이 난다. 이러한 차이는 복지혜택이나 대우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용역업체에 속한 미화원들은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보다 심리적 어려움을 먼저 꼽는다. 미화원 B 씨는 “5년 넘게 우리학교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지만 가끔 우리를 무시하는 듯한 사람들의 태도를 느낄 때마다 소외감이 든다” 고 전했다. 다른 미화원인 C 씨는 “이 나이에 이만한 돈 벌기도 쉽지가 않은데 대접받지 못해도 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D 씨는 “노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교나 용역업체에 가지고 있는 불만이나 문제점을 말할 통로는 여전히 열악하다”고 하소연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만 해서 버려도…
미화원들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단연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 처리 문제. 특히 강의실이나 길가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학생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또한 분리수거에 대한 요구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미화원들은 학생들이 마구잡이로 버린 쓰레기를 일일이 다시 분리해 버린다. E 씨는 “쓰레기를 길가에 버리지 않거나 줄일 수 있다면 우리학교도 깨끗해지고 미화원인 우리들을 배려해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부탁했다.

취재┃장예슬 조재환 이승희 정상석 김보라 이예솔 이성경 기자
정리┃장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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