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신문 온라인 단독]

교내 성추행 사건 무혐의 처분 받은 남성 ㄱ 씨 인터뷰 전문

전북대신문은 남성 ㄱ 씨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월 9일 전국대학생대나무숲(이하 전대숲) 페이지에 게재된 게시글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해당 사건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인터뷰 전문을 첨부합니다.

 

Q. 여성 ㄴ 씨를 알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A. 취업동아리에서 함께 공모전을 준비했습니다.

 

Q. 본인이 기억하는 당일의 상황을 알려주세요.

A. 사건에 해당하는 날은 지난 6월 4일로, 취업동아리 1학기 활동을 마무리하는 회식 날이었습니다. 1차 때 여성 ㄴ 씨는 참석하지 않았고 자리를 옮긴 2차에서 합류했습니다. 회식은 2차에서 마무리돼 여성 ㄴ 씨와 동아리 부원 ㄷ 씨, 셋이서 가는 방향이 맞아 함께 나왔습니다.

자취를 하고 있던 터라 자취방으로 가는데 인근 술집에서 ㄷ 씨가 아는 지인의 생일파티가 있다며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흔쾌히 그러자고 했지만 술집으로 가던 중 마음이 바뀌어 집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ㄷ 씨는 먼저 술집으로 갔고 시간이 늦었기에 여성 ㄴ 씨를 생활관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당시는 시험기간이라 야간 출입이 허용된 시기였는데 여성 ㄴ 씨가 룸메이트가 늦게 들어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피곤했지만 여성 ㄴ 씨가 술을 더 마시고 싶어 하는 것 같았고 그때 집에 있던 맥주가 떠올랐습니다. 택시를 태워 보내자는 생각에 함께 자취방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당시 돈이 없어 회비도 ㄷ 씨에게 빌려서 냈던 터라 자취방에 가는 길에 여성 ㄴ 씨의 카드로 주류를 구매했습니다. 도착한 뒤 둘이 앉아 술을 마시는데 여성 ㄴ 씨가 취한 것 같아 부축해 침대에 눕혔고 먹은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누워있던 여성 ㄴ 씨가 또박또박하게 “렌즈를 빼고 자야 할 것 같다. 렌즈세척액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다시 여성 ㄴ 씨의 카드를 받아 밖에서 렌즈세척액을 사왔고 렌즈를 뺀 여성 ㄴ 씨는 다시 잠이 들었고 저 역시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일어난 여성 ㄴ 씨가 자신이 왜 이곳에 있냐며 놀랐고 저는 일련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후 여성 ㄴ 씨는 렌즈까지 빼줬냐며 감사하다고 말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Q. 이후에 여성 ㄴ 씨와 연락한 것이 있나요?

A. 집에 간 여성 ㄴ 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 자취방에 자신의 카드를 두고 갔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땐 자취방에서 나와 이미 토익 수업을 듣고 있던 상태였고 집에 돌아가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어차피 몇 시간 뒤에 여성 ㄴ 씨를 비롯해 동아리 선배인 ㄹ, ㅁ 씨와 만나기로 했고 다음날에 여성 ㄴ 씨와 같이 듣는 수업이 있어 그 때 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따로 답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PC방에서 모여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세 사람과 만나게 됐고 작업이 끝난 뒤 ㄹ씨는 먼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와 여성 ㄴ 씨, ㅁ 씨가 함께 집에 가는 길에 다시 생각해보니 다음날이 현충일이라서 수업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ㅁ 씨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제 자취방에 들러 카드를 가져갈 수 있겠다고 물었고 여성 ㄴ 씨가 동의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이야기를 나누는데 ㅁ 씨가 “내 친구 집에서 치킨 먹기로 했는데 너희도 올래?”라고 물어 흔쾌히 승낙했고 행선지를 돌려 바로 ㅁ 씨의 친구 집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집에서 담소를 나누면서 치킨을 먹었습니다. 당일 여성 ㄴ 씨는 인스타에 글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전과 다른 위화감은 느끼지 못했고 다 같이 뒤처리 후 E씨의 집을 나왔습니다. ㅁ 씨는 방향이 달라 중간에 헤어졌습니다. 제 자취방에 도착해 카드를 찾아 여성 ㄴ 씨에게 건네준 뒤 배웅하고 자취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제가 지난 6월 4일 여성 ㄴ 씨가 계산한 술값을 폰뱅킹을 통해 송금했고 감사하다며 좋은 주말을 보내란 답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Q. 전대숲에 글이 게재되고 나서의 심경은 어떠셨나요?

A. 죽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돈을 보내줬던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징조도 없었는데 갑작스레 글을 제보해 혼란스러웠습니다. 글이 게재된 지난 6월 9일,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전화 한통을 받더니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의아한 채로 있던 저는 대운동장으로 와달라는 여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대운동장에 갔습니다. 그곳에는 여자친구와 학과 동기들이 있었습니다. 이후 몇 명의 동기가 더 왔고 저는 그 자리에서 이유를 모른 채로 심한 모욕을 당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전대숲 게시글을 확인했는데 심한 발작 증세를 보이며 자살 충동이 들어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저를 걱정한 여자친구가 경찰과 학과 회장을 대동해 찾아왔고 이후 광주에서 어머니까지 오셨습니다.

하지만 동기들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같은 학과 동기 몇 명이 다음날인 지난 6월 10일, 전대숲 게시글을 동기들만 있는 단체방에 공유했습니다. 이후 학과 내에서 저는 경찰 조사도 받기 전에 완전한 가해자 취급을 받게 됐습니다.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판단해 휴학원을 제출했습니다.

 

Q. 관련 조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A. 글이 올라오고 나서 며칠이 지난 뒤 여성 ㄴ 씨로부터 “어떤 오해를 풀 일이 없냐”는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사건 당일 여성 ㄴ 씨가 주장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에 없다고 말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다음날 여성 ㄴ 씨가 경찰서에 신고했고 저는 담당 형사로부터 사건 접수가 됐다는 연락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선임한 변호사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저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전대숲 게시글에 달린 댓글과 사건 당일 CCTV, 술과 렌즈 세척액을 산 것을 증명하는 영수증 등 각종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2주에 한 번 꼴로 이뤄지는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고 거짓말테스트기와 핸드폰 조사도 모두 응했습니다. 거짓말 테스트기는 진실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여성 ㄴ 씨는 최초 신고 이후 조사에 거의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뒤 한 달간 이의제기 기간이 있었지만 이도 하지 않아 현재는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 된 상태입니다.

 

Q.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결론적으로 사건은 불기소 처분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해서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사건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건에 관여한 사람이 많습니다. 학과 동기를 비롯해 최초 유포를 시킨 전대숲 운영자 등입니다. 페이지 운영자에게는 글이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취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니니 글을 내려줄 수 없다며 사람들이 많이 보는 골든타임에 새로운 글을 올려주겠다는 망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상식 밖의 행동으로 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준 이들에게 현재 제가 바라는 것은 사과뿐입니다.

 

정리 임다연 기자 imdayeon@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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